교육·훈련 없이 PA간호사로 지정…"언제 사고 터질지 몰라"
비상경영체제로 임금 체불, 휴업 등 불안도 높아져
보건의료노조 "수련 병원의 파행 운영 방치해선 안 돼"

전공의 사직이 장기화되면서 간호사를 포함한 직종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전공의 사직이 장기화되면서 간호사를 포함한 직종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전공의 사직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병원 내 간호사를 포함한 다양한 직종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진료지원인력(PA) 간호사뿐 아니라 일반 간호사들도 의사 업무로 내몰리며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의료 공백을 간호사 인력으로 메우려는 시범사업을 시행하며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8일부터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시행해 간호사에게 의사 업무 중 일부를 위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고 발생시 이에 따른 민·형사상 법적 책임은 의료기관장이 지는 것으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PA 간호사들은 의사를 대신해 과중한 업무량을 부담하며 불법의료행위로 내몰리고 있다. 일반 간호사를 갑자기 PA 간호사로 전환해 의사 업무를 맡기는 곳도 있다”며 “간호사들은 교육·훈련도 없이 ‘지금 하지 않으면 병원이 망한다’는 압박 아래 반강제적으로 의사 업무를 맡고 있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경력이 없는 신규 간호사를 PA 간호사로 배치하는 경우도 있고, PA 간호사를 고용이 불안한 계약직으로 뽑아 쓰는 경우도 있다”며 “고도의 경험과 숙련이 필요한 중환자실에 교육·훈련을 받지 못한 일반 간호사를 투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야말로 ‘인력 운영 대란’”이라며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로 정상적인 운영체계가 무너지고 고도의 전문성·숙련성·책임성이 요구되는 업무가 파행 운영되면서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련병원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보건의료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체불 위협 등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전공의 수련병원 노동자들도 진료 거부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병원 측은 수술·검사·입원을 급격하게 줄이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며 “이에 따라 최악의 의료대란 상황에도 의료 현장을 지키는 노동자들이 무급·연차휴가 강제 사용과 임금체불 위협에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실제 비상경영을 선언한 수련병원에서는 무급휴가·휴직 사용 강제, 연차휴가 사용 종용, 일방적인 배치 전환과 타 업무 지원 보내기, 신입 직원 입사·교육 연기 등이 진행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휴업 혹은 병원 운영 중단, 임금체불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정부와 의료계에 ▲전공의의 조건 없는 현장 복귀와 교수 사직 계획 철회 ▲전공의에 대한 강압 조치 중단과 진료 정상화 위한 의정 간 대화 착수 ▲전공의, 의대 교수의 열악한 근무 여건과 진료환경 개선 대책 마련 ▲진료 정상화에 정당과 총선 후보들의 정치력 총동원 ▲보건의료노동자에 대한 희생 강요 조치 중단과 보상 방안 마련 등 5가지를 요구다.

보건의료노조는 “더 이상 수련병원의 파행 운영을 방치해된 안 된다”며 “의료기관은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의료기사, 원무·사무직 등 다양한 직종 노동자의 협업으로 운영된다. 이들은 필요할 때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이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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