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대표들, 전공의·교수 사직 철회 및 사회적 대화체 요구
"최소한의 요구 수용되지 않으면 강력한 투쟁 돌입"
전공의들이 사직한 지 한달이 지나면서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자 병원 노동조합이 정부와 의료계를 향해 현 사태를 신속히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진정한 ‘의료 게혁’을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대형 의료기관 노동조합 대표자회의 소속 서울지역 전공의 수련병원 노조 대표자들은 1일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고대의료원·서울성모병원·한양대의료원·경희의료원·강동성심병원·상계백병원·서울의료원 노조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의료 공백으로 의료 현장에 남아 있는 직원들의 불안과 업무 부담이 높아진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병원 현장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 전공의 자리를 메우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진료지원인력(Physician Assistant, PA) 간호사를 무분별하게 확대하고 있는데 연차가 낮은 간호사도 반강제로 차출되는 등 환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병원은 비상경영을 선포했지만 현장을 지키고 있는 노동자에 대한 강제 무급휴가 등 인건비를 줄이려는 노력이 전부”라며 “병원과 의사에 귀책사유가 있음에도 왜 노동자의 임금이 깎이고 무급휴가를 가야 하는 것인가. 이건 ‘고통 분담’이 아닌 ‘고통 전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 사이에서 이대로 더 가면 '우리 병원이 망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며 “병원을 떠난 환자들이 이 사태가 끝나더라도 병원으로 다시 돌아올지 의문이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노동조합은 ▲전공의 복귀와 교수 사직 철회를 위한 전공의 대표와 교수비상대책위원회와의 정식 면담 ▲병원 경영에 대한 근본 대책 수립을 위한 재단이사장 면담 ▲의사, 정부, 환자, 병원 노동자, 시민대표 등이 참가하는 ‘국민참여 공론화위원회’를 통한 사태 해결을 요구했다.
이들은 “전공의와 교수 사직 철회를 위해 전공의 대표, 교수비대위와의 정식 면담을 요청한다”며 “병원장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근본 대책 수립을 위해 학교 총장과 재단 이사장 면담을 통해 해법을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의사와 정부 여당뿐 아니라 환자와 병원 노동자, 시민대표가 참여하는 ‘국민참여 공론화위원회’가 열려야 한다”며 “무엇보다 높은 전공의 의존도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 고용을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고 환자 대 간호사 비율도 개선할 수 있는 수가체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와 정부는 분명한 답을 해주길 바란다”며 “만약 최소한의 요구에 응답이 없으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추궁과 함께 근본적인 의료 개혁을 위한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한편 대형 의료기관 노조 대표자회의에 참석하는 서울지역 수련병원 노조에는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소속 강동경희대병원지부·강동성심병원지부·건국대병원지부·경희의료원지부·고대의료원지부·국립중앙의료원지부·노원을지대병원지부·보훈병원지부서울지회·서울성모병원지부·서울아산병원지부·여의도성모병원지부·은평성모병원지부·이화의료원지부·중앙대의료원지부·한국원자력의학원지부·한양대의료원지부가 있다. 한국노총 소속으로는 세브란스병원노조·건국대병원노조·서울의료원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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