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교협 비대위 조윤정 홍보위원장, 의학교육 현장 고민 토로
“결국 대형병원 수도권 분원으로 갈 것…실효성 없는 정책”

의학교육 현장에서는 늘어난 의대생을 수용할 공간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교수진이나 추가 임상실습공간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의대생들이 해부학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청년의사).
의학교육 현장에서는 늘어난 의대생을 수용할 공간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교수진이나 추가 임상실습공간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의대생들이 해부학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청년의사).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배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의학교육 현장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줄어든 지역 인구와 수도권 대학병원 선호 현상을 고려하지 않은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조윤정 홍보위원장은 지난 21일 열린 브리핑에서 “정원이 100명 정도인 사립의대 시설을 새로 짓는 게 아니라 리모델링하고 증축하는 공사에 약 250억원이 들었고 기간만 4년이 소요됐다”며 “(확충 공사가)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정원이 늘어난 충북의대를 예를 든 조 홍보위원장은 “현재 정원이 49명인 충북의대의 경우 임상술기센터(OSCE)는 수용인원이 20명이다. 200명을 수용하려면 동일한 건물을 여러 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의대 강의실과 실습실 현황 자료(자료제공: 전의교협 비대위).

소규모로 이뤄지는 의대 교육과정을 고려하면 공간이나 시설, 장비 등 대규모 확충이 필요한 현실이다.

충북의대 강의실과 실습실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10명 수용 가능한 임상술기센터는 2개실이 마련돼 있는 상태로 200명 정원을 고려하면 앞으로 18개실을 더 확충해야 한다.

조 홍보위원장은 “장비와 시설을 다 갖춘다고 하더라도 카데바 실습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학마다 다르지만 5~6명이 한 팀을 이뤄 해부학실습을 하는데 지금도 어렵다. 시뮬레이션으로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공간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의대생들을 가르칠 교수 확충은 정말 답이 없다. 더 이상 언급도 어렵다”고도 했다.

현재 병상 규모로는 늘어난 의대생 200명을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지방은 점차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의대생 수련을 위해 수련병원 병상을 늘려 몸집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조 홍보위원장은 “800병상 규모의 충북대병원에서 의대생 200명이 임상실습교육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전공의 수련도 어렵다. 결국 수도권 대형병원 분원으로 가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홍보위원장은 “의대생 증원과 지역 내 활동의사 수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너도 나도 수도권 대형병원 가고 싶어 하는 국민들 마음을 고려하면 이 정책이 실효성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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