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ower010 연구,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 57% 감소
"초기 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빠른 일상 복귀 중요"

한국로슈가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의 비소세포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 급여 등재에 나서 주목된다. 쟁점은 급여 근거의 연구의 1차 평가변수인 무질병생존기간(disease-free survival, DFS)의 인정 여부다.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로슈는 지난 2022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초기 병기 비소세포폐암에서 PD-L1 발현율 50% 이상 환자 대상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적응증 확대를 허가받았다.

이후 해당 적응증으로 급여를 신청해, 오는 5월 3일 예정된 암질환심의위원회의 급여적정성 심사에 상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 적응증 승인은 PD-L1 발현율 50% 이상인 2-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3상 IMpower010 연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해당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무질병생존기간이었다.

IMpower010 연구 결과,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은 최적지지요법(best supportive care, BSC) 대비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57% 감소시켰다. 또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의 DFS 이익은 치료 이력 또는 병기를 포함한 대부분의 하위 그룹에서 일관되게 관찰됐다.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에서 전체생존기간(OS)은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계층화된 위험비가 0.43으로 나타나 개선 경향을 보였다.

이같은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 데이터가 발표된 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5년만에 초기 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티쎈트릭 적응증을 높은 근거수준으로 강력하게 권고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역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을 category2A로 권고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IMpower010 연구에서 1차 평가변수를 DFS로 뒀다는 것.

IMpower010에서 DFS가 1차 평가변수로 설정된 것은 ‘초기 폐암’의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재발·전이 폐암과 달리, 초기 폐암에서는 환자들의 기대여명이 길다.

따라서 신약의 전체생존율 개선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약 10년 가량의 추적관찰 기간이 필요하며, 이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들은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항암제 연구는 전체생존기간의 대리지표(surrogate marker)로서 무질병생존기간(DFS)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IMpower010 연구에서 확인된 DFS 데이터를 기반으로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에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키트루다도 DFS로 초기 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 美 승인

DFS는 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초기 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 승인에서도 활용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1월 1B기(T2a 4cm 이상), 2기~3A기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에서 절제술과 백금 기반 화학요법 이후 보조요법으로 승인했다.

해당 승인은 3상 임상시험인 KEYNOTE-091 연구가 바탕이 됐다. KEYNOTE-091의 1차 평가변수도 DFS였다.

연구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PD-L1 발현에 관계없이 질병 재발 또는 사망위험을 27% 감소시켰다. 1차 평가변수였던 DFS 중앙값은 키트루다군이 58.7개월, 위약군이 34.9개월로 확인됐다.

이처럼 DFS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향후 규제당국은 DFS에 대한 평가를 해야만 하는 상황인 것.

그에 따라 오는 암질심 내 티쎈트릭 급여적정성 평가는 폐암에서 ‘DFS’의 가치를 인정할 것인지가 쟁점이 될 전망된다.

가천대 길병원 종양내과 안희경 교수는"DFS는 고형암에서 약 20년간 활용돼 온 공신력 있는 지표로, 글로벌 가이드라인 역시 이에 근거해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을 표준치료법으로 권고하고 있다"며 "기대여명이 1~2년 남은 전이·재발 단계에서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망원인 1위 암인 폐암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면 일찍 진단된 초기 폐암 환자들이 빠르게 일상과 사회로 복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장기간 재발없이 질병을 관리해 완치의 가능성을 높이는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에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으려면 보험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유방암에서는 캐싸일라가 침습적 무질병생존율(invasive disease-free survival) 지표 개선을 입증해 조기 유방암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보험급여에 등재된 바 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