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이상규 보건대학원장 “지속가능한 병원경영 차원서 봐야”
율촌 최준영 전문위원 “병원 ESG, 의무 넘어선 자발적 노력 필요”

효율을 강조하며 고속성장해 온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를 경험하며 지속가능한 의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에 ‘지속가능한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이상규 원장은 11일 연세대 보건대학원에서 ‘지속가능경영을 통한 병원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주제로 열린 한국병원경영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병원경영학회는 11일 연세대 보건대학원에서 '지속가능한경영을 통한 병원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세대 이상규 보건대학원장은 "ESG 경영을 지속가능한 의료 체계 구축'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병원경영학회는 11일 연세대 보건대학원에서 '지속가능한경영을 통한 병원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세대 이상규 보건대학원장은 "ESG 경영을 지속가능한 의료 체계 구축'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청년의사).

이 원장은 “최근 30~40년 동안 우리나라 대부분 병원들이 ‘효율’이라는 단어를 위해 달려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코로나19를 겪으며 효율만을 추구하던 전략으로 의료체계가 붕괴직전까지 갈 수 있는 상황들을 보며 효율도 중요한 가치지만 지속가능성과 회복탄력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우리사회에서 의료체계는 지속가능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다”며 “ESG 경영을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 가자는 의미에서 본다면 병원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해봐야 하는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특히 ESG 경영을 단순한 ‘캠페인’이나 ‘착한기업’으로 이미지 메이킹 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속가능한 병원경영이라는 관점에서 인력과 환경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율촌 최준영 전문위원은 “ESG 경영을 유행이라고 생각하고 캠페인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기업들에게 제발 ‘연탄봉사’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했다.

최 전문위원은 “ESG 경영을 유행이라고 생각하고 캠페인 한두 번으로 넘어간다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지역사회와 미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점검해 보는 기회로 삼는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전문 인력이 모인 의료기관에서는 상호존중과 평등 지표인 ‘S(사회)’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환경 친화적인 의료 환경 구축을 위해 의무를 넘어선 자발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 위원은 “병원은 의사는 물론 다양한 업종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그 안에서 공정하게 대접받고 처우를 받을 수 있는지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병원 경영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고민해 봐야 하는 요소가 바로 S지표”라고 말했다.

최 위원은 “서울시에서 나온 에너지 통계를 뽑아 보면 단일 건물로는 에너지를 많이 쓰는 곳이 병원”이라며 “병원 경영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신규투자나 개보수가 있을 때마다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이광수 교수는 ESG 경영 실천을 위해서는 병원 경영자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광수 교수는 “ESG 경영이 좋은 건 알겠지만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 같다”며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기존 노후화된 장비를 바꾸는데 수 천 만원이 들어가야 할텐데 다양한 직종의 구성원들을 이해시키고 끌고 갈 수 있는 리더십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위원도 공감하며 “경영진의 의지는 중요하다. SK기업이 성과급 규정을 ESG 경영 방침에 맞춰 바꿨다”며 “기존에는 이윤창출을 큰 업체의 연봉이나 성과급이 컸다면 지금은 탄소배출 비율 삭감을 많이 하는 업체에 성과급을 주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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