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건보진료비 증가율 ‘미미’…한방병원 '강세'인 자보
전체 건보 진료비 중 한의원 비중도 ‘감소세’
한의협 “경영난 가중 고민 커져…추나 등 혜택 커져야”

(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
(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

코로나19 타격을 받은 건 한의원도 마찬가지였다. 건강보험 진료비는 물론 자동차보험 진료비 증가율도 미미한 수준으로 경영난이 가중되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탈출구’를 찾지 못한 일선 한의원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건강보험 진료비 통계지표(진료일 기준)’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2년간 전체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가 폭은 크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진료비는 86조6,432억원으로 전년 대비 0.72% 증가에 그쳤다. 코로나19 2년차였던 지난해는 회복세로 돌아서며 10.20% 증가해 95조4,802억원을 기록했다.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의과 의료기관도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춤하며 전년 대비 1.37%(61억415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지난해 다시 11.51% 늘어 진료비는 68조661억원에 달했다.

반면 한의과의 하락폭은 더 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2019년 의과와 비슷한 증가율(11.23%)을 보였지만, 코로나19 확산 직후였던 2020년 3.82% 감소율을 보이며 3조원대였던 진료비는 2조9,224억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5.20% 증가해 3조744억원으로 다시 3조원대로 회복했다.

하지만 한의과 안에서도 희비는 엇갈렸다. 진료비 규모는 한의원이 훨씬 크지만 한방병원은 코로나19 패데믹 상황에서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한의원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료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한의원 건보 진료비는 2조6,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2% 증가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년 대비 6.68% 줄어 2억4,376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4.45% 증가율을 보이며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한방병원 진료비는 지난 2019년 4,2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30% 증가했고, 2020년 13.64%(4,848억원), 2021년 8.99%(5,284억원)로 한의원보다 증가 폭은 훨씬 큰 셈이다.

전체 건보 진료비 중 한의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줄고 있다. 지난 2018년 3.05%에서 2019년 3.04%, 2020년 2.81%, 2021년 2.67%로 감소세를 그리고 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자보 한방 진료비 증가세도 한의원은 한방병원의 약진으로 주춤하고 있다. 한방병원은 종별 의료기관 중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빗겨간 유일한 의료기관이기도 하다.

2019년 한의원의 자보 진료비는 5,5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90% 증가했으나 코로나19 발생 직후였던 2020년 6,137억원으로 증가율은 10.26% 그쳤다. 2021년 자보 진료비도 6,972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한방병원은 지난 2019년 4,3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4.13% 증가한데 이어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5,505억원(27.79%), 2021년 6,559억원(19.15%)으로 꾸준히 상승하며 한의원의 뒤를 바짝 쫓았다.

한방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지속적으로 늘면서 최근 2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로 의료기관 신규 개설을 망설이는 분위기 속에서도 새롭게 문을 여는 한방병원들도 늘고 있다.

심평원이 공개한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새로 개원한 한방병원은 91개소로 폐업(33개소)보다 많았다. 지난해도 신규 한방병원은 109개소로 폐업(40개소)한 수보다 더 컸다.

하지만 지난 2020년 한의원은 691개소가 개원했지만 이와 비슷한 635개소가 문을 닫았다. 한 해 개원한 한의원 중 90% 이상이 문을 닫은 셈이다. 지난해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의원 742개소가 개원했고, 680개소가 폐업했다.

한의원들은 경영난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가 없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발걸음을 돌린 환자들이 다시 한의원을 찾게 할 방법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에 인건비를 줄여가며 ‘1인 경영’ 구조로 버티고 있는 곳들도 늘고 있다.

인천 지역에 있는 A한의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만 해도 하루 100명 가까이 환자가 몰려와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환자가 줄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하루 20~30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경영 상태가 너무 나빠져 직원은 물론 3명이나 되던 한의사들도 다 내보내고 원장 혼자 진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17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코로나19로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한의원 살림살이가 어렵다”며 “돌파구가 있어야 하지만 없다보니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급여화된 추나요법이나 첩약도 아직 명확하게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추나의 경우 높은 본인부담금 때문에 보건복지부에서 생각하는 예산보다 청구나 적은 상황이다. 횟수 제한도 풀려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