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 기업 ‘LSK Global PS’ ARS 본부 김선우 상무 인터뷰
“연구목적과 임상적 가치 구체화할 때 성공적인 결과 도출”

개별 연구자나 연구기관이 연구 주제를 발의해 진행하는 학술연구의 중요성이 점차 커가고 있다. 연구 결과가 임상 진료지침에 반영되거나 신약 및 의료기기의 개발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관련 연구의 경우 공중 보건 정책 수립의 근거가 될 수도 있다.

LSK Global PS ARS 본부 김선우 상무.
LSK Global PS ARS 본부 김선우 상무.

제약사‧의료기기 기업이 제품 상업화를 목적으로 진행하는 의뢰자 주도 임상시험(Sponsor‐Initiated Trial, SIT)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삼성서울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에서는 임상의의 학술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학술연구수탁기관(Academic Research Organization, ARO)’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민간 주도 ARO 또한 첫걸음을 뗐다. CRO(임상시험수탁기관)인 LSK Global PS가 지난 3월 아카데믹 리서치 서비스(Academic Research Service, ARS) 본부를 신설한 데 이어 최근 ARO 전문가인 김선우 상무를 영입한 것. 김선우 상무는 삼성서울병원 의생명정보센터장, 의학통계연구센터 수석연구원 등을 역임하며 30년간 의‧약학 분야 학술‧민간 연구를 지원해왔다.

이에 본지는 김선우 상무를 직접 만나 ARO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 현재 LSK Global PS가 지원하고 있는 학술 연구,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ARO는 국내에선 아직 낯선 개념이다. 기존에 임상시험의 설계 및 수행을 지원하는 CRO가 있는데 별도의 ARO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가 궁금하다.

의뢰자 주도 임상시험은 의뢰자가 제품의 인허가나 시판 후 장기추적을 위해 유효성이나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구 목적, 가설, 평가 변수, 연구의 진행 절차 등 어느 정도 정형화된 프로세스에 따라 연구가 진행된다.

반면, 학술연구는 연구자 또는 임상에서 시작된 의학적인 궁금증이나 아이디어를 연구문제(research question)화해 점차 연구 형태로 만들어 간다. 개별 연구마다 맞춤형 설계가 필요하고 이를 전주기로 지원할 수 있는 ARO가 있을 때 연구를 좀 더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서는 공급자의 노하우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지원 사례가 있다면?

삼성서울병원 재직 당시 젊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법을 비교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 기억에 남는다. 서양은 국내에 비해 젊은 유방암 환자의 비율이 낮기 때문에, 제약사에서도 젊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법에 대해 관심이 낮다. 이에 국내 연구자가 젊은 유방암 환자 대상 치료법을 꾸준히 연구해, 이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했다. 이 연구는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을 이끌어 내어 연구 후원으로 이어졌으며, 세계적으로 저명한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 저널에도 연구가 게재됐다.

또 다른 사례로는 응급실 혼잡도가 응급실 내 감염률과 연관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관찰연구를 진행했었다. 상식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실질적인 데이터로써 확인하기 위해, 응급실 구역을 혼잡도에 따라 나누고 그 구역에 따른 감염률을 확인했다. 그 당시만 해도 응급실 수준이 열악했는데, 국내 응급실 수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되면 실제로 응급실 내 감염률이 줄어들 것인가에 대한 답을 데이터로 확인한 연구였다.

- ARO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노하우가 있다면 들려 달라.

학술연구를 의뢰 받으면 연구자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하나는 연구의 동기나 목적이 무엇인지를 묻고, 또 다른 하나는 연구의 임상적 가치, 즉 연구가 성공적으로 끝난다고 가정할 때 기대하는 결과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연구자들은 막연한 기대를 품고 연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연구 목적이나 원하는 결과를 구체적으로 답변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이 과정들을 거치면 명확한 답변으로 귀결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치밀한 고민과 논의를 거쳐 연구 목적과 기대하는 결과를 구체화시킨다.

- 지난 3월 ARS 본부가 설립됐다. 이후 수주한 학술연구 건수는 어떻게 되는가?

현재까지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9건, 빅데이터 활용 연구 1건, 관찰연구 3건을 포함해 총 13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중 3건의 프로젝트는 논문 투고 후 수정(revision) 작업이었다. 영국 마취학 저널(British Journal of Anaesthesia)에 투고했다가 수정 요청을 받은 마취 통증 분야 연구가 있었는데, 이 역시 ARS 본부에서 수정 작업 후 바로 통과되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 달라.

연구자들의 수요가 다양해지고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ARO에도 고도화된 전문성이 요구된다. LSK Global PS는 CRO로서 다수의 의뢰자 주도 임상시험을 수탁 받아 수행하면서 경험과 역량을 갖추었으며, ARS 본부 역시 대학병원에서 경험을 축적한 전문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다. CRO로서의 전문 기능을 ARS 본부와 연결한다면 고품질의 서비스와 효율적인 진행이 가능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추후 학문적 리더십을 구축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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