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겸 교수 “원천연구, 의공학적 융합연구 의사과학자 모두 양성해야”
“정원 외 학석박사 통합과정 운영…카이스트·포스텍 의대설립 저지"

사진출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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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학을 연구하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MD-PhD 학위 제도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기초의학협의회 김인겸 부회장(경북의대 약리학교실)은 최근 대한의학회가 발행한 E-뉴스레터를 통해 기초의학부터 의공학적 융합연구까지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에 따르면 의사과학자는 의과대학 졸업 후 대학원 석·박사 학위 과정을 마치고 의과학 원천 연구를 수행하는 '유형1'과 임상에서 전문의 수련 후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의공학적 융합연구를 수행하는 '유형2'로 나눠진다.

정부가 국정 과제로 의사과학자 양성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지만, 유형2 의사과학자 양성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 김 부회장의 지적이다.

김 부회장은 “보건복지부는 대한민국 의료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유형2 의사과학자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유형2 의사과학자들이 성공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유형1 의사과학자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따라서 두 유형의 의사과학자를 양성해야 시너지를 나타낼 수 있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빠른 시일 내 국내에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라도 유형1, 2 의사과학자들을 분리하지 말고 양성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10년 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분석해보면 유형 1,2 의사과학자뿐 아니라 비의사 출신 의과학자 양성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또 현재 기초의학을 연구하는 의사과학자 수가 매우 적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향후 10년 뒤에는 의사출신 기초의학 교수 등 유형1 의사과학자가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우리가 거쳐왔던 유형1 의사과학자 양성 코스인 연구 조교 제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김 부회장은 의전원의 MD-PhD 학위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과 포항공과대학(POSTECH, 포스텍)이 추진하는 의대 설립도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부회장의 주장이다.

김 부회장은 “MD-PhD 양성 제도를 통해 정원 외 학·석·박사 통합 과정으로 일정 수를 선발해 전면 장학금을 지급하면 학교는 별도로 예산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며, 의사과학자 지망생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다"며 "의대 과정 중 의과학. 공학, 자연과학 전공으로 석·박사 대학원 과정 졸업 후 연구기관에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40개 의대 중 연구 인프라가 부족한 대학은 카이스트나 포스텍 의과학대학원과 협력해 복수학위제를 운용하면 카이스트나 포스텍이 주장하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의대 설립 명분도 사라지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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