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과학자들 KAMC 설문조사에서 불안감 표출
독립 기구 중심으로 장기적 국가 정책 수립 강조

젊은 의사과학자들이 불확실한 미래로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넓은 시야에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지원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0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온라인 정책포럼을 열고, 젊은 의사과학자 68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19일부터 4월 18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 의사과학자들은 현재 의사과학자로서 본인의 상황에 만족하느냐는 물음에 4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불만족스럽단 응답은 29.4%였다.

그러나 만족도는 직위에 따라 편차가 컸다. 전임 신분은 '불만족' 응답이 1건도 없었지만 비전임 신분은 '만족'과 '보통' 응답 합계보다 '불만족' 응답 건수가 더 많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KAMC 조사에서 젊은 의사과학자들은 불확실한 미래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했다(사진 출처: KAMC 온라인 정책 포럼 중계 화면 캡처).
KAMC 조사에서 젊은 의사과학자들은 불확실한 미래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했다(사진 출처: KAMC 온라인 정책 포럼 중계 화면 캡처).

의사과학자들은 지원 시점부터 이런 불안감을 느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과학자들은 진로 선택 과정에서 연구 지속성과 연구 환경 보장이 가능할지 고민이 컸다고 대답했다. 불확실한 진로와 정보 부족도 의사과학자 지원을 망설이게 했다.

따라서 정책 수요도 의사과학자 신분 보장과 안정적인 환경 조성에 집중됐다. 미래 의사과학자 진로를 위한 정책으로 '연구원 인건비 문제(66명)', '(일관된) 소속기관 정책(66명)', '장기적인 국가연구정책(65명)'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 같은 결과에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의사과학자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발표를 맡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정대철 교수는 "의사과학자가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기적인 국가 정책을 수립하고 10년, 15년 이상 가는 연구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의사과학자가 진료와 연구 균형을 얻기 위해서는 결국 소속 기관이 일관된 정책을 펴야 한다. 의료 수가를 현실화하고 의료관리료를 신설해 기반을 마련하고 합리적인 소속 기관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의사과학자들의 안정적인 환경을 보장할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다(사진 출처: KAMC 온라인 정책 포럼 중계 화면 캡처).
연세의대 양은배 교수는 의사과학자들의 안정적인 환경을 보장할 생태계 조성을 의사과학자 육성 과제로 꼽았다(사진 출처: KAMC 온라인 정책 포럼 중계 화면 캡처).

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한 10대 정책 과제를 제시한 연세의대 의학교육학과 양은배 교수도 이런 생태계 조성을 첫번째로 꼽았다.

양 교수는 "젊은 의사과학자들이 미래 진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동료 의사와 차이, 일과 생활의 불균형, 부족한 사회적 인식이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국가와 소속 기관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사과학자 정책을 수립하는 등 의사과학자 연구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과학자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할 독립 기구 신설을 제안했다. 의사과학자 비전을 제시하고 사회적 인식 개선에 나설 주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의사과학자를 비롯해 바이오헬스 인력 양성과 육성 정책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기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KAMC와 의학교육평가원, 대한의학회가 보건복지부와 협의체를 구성해 긴밀히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과학자는 단기간에 양성되지 않는다. 왜 의사과학자를 양성해야 하는지, 의사과학자가 우리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사회적 이해가 진척돼야 한다"며 "이런 합의를 거쳐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 계획 수립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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