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병원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상 대폭 감축 신중해야
코로나19 환자 일반 의료체계 전환…수가 체계 변화 必
이재갑 교수 “코로나19 환자 이제 안 보겠다고 나올 수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정부가 일반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고려해 일선 민간병원의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상을 대폭 감축하겠다고 나섰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 동안 정부는 공공병원은 물론 민간병원에서도 재유행 시기마다 ‘행정명령’을 통해 병상을 확보하고, 병상 수에 따라 일정 비용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유행 상황이 안정화 되자 정부는 단계적으로 병상 감축에 들어간 상황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코로나19 병상 조정 현황’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병상 2만656개를 지정 해제했다.

이에 현장에서는 코로나19 유행이 폭증할 때마다 행정명령으로 병상을 확보하는 방식으로는 민간병원 반발만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델타 변이’ 확산으로 벌어진 의료 과부하 사태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 3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정부가 코로나19 환자를 일상 의료체계로 전환해 치료하겠다면 이에 따라 수가 체계도 변화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 3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정부가 코로나19 환자를 일상 의료체계로 전환해 치료하겠다면 이에 따라 수가 체계도 변화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 3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감염병전담병원 등 국가 지정 격리병상을 제외한 모든 코로나19 중증·중등증 병상을 해지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며 “(재유행 대비 부분이) 하드랜딩 양상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그렇게 하면 일반 중환자실에서도 코로나19 환자를 받아서 보겠거니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병원 재단 산하 병원 중 코로나19 환자를 보겠다고 나오는 병원이 절반 밖에 없다”며 “코로나19 환자를 일반 중환자실에서 본다 하더라도 수가를 어떻게 줄 것인지 아무런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만약 재유행이 닥쳐 상황이 나빠졌을 때 이렇게 하드랜딩 시켜 버리면 환자들을 어떻게 할 거냐. 지난해 12월 델타 유행이 갑작스럽게 닥쳤을 때 했던 상황이랑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환자를 일상 의료체계로 전환해 치료하겠다면 이에 따라 수가 체계도 변화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투입되는 추가 인력은 물론 병실을 비워놓고 대기해야 하는 현장 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병상을 이런 식으로 하면 코로나19 환자가 입원 하겠다고 와도 평상시 병실이 꽉 차 있으니 병상을 빼기가 쉽지 않다”며 “우리나라 대학병원 중 평시 중환자실이 비어 있는 곳이 어디 있겠나. 더욱이 수가도 못 받는 상황에서 다른 환자 못 받느니 그냥 코로나19 환자는 이제 안 보겠다고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환자실 음압격리실에서 우선적으로라도 코로나19 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게끔 만들어 놔야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한 상의도 없이 다 해지하라는 공문만 보내니 병원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델타 때 된통 고생한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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