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이후 ‘생물테러’ 대비…두창 접종 인력·백신 준비 마쳐
정재훈 교수 “주변인까지 접종하면 공동체로 퍼뜨릴 가능성 낮아”

‘원숭이 두창’으로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팬데믹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파 속도가 느리고 백신 효과가 좋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만한 감염병은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메르스(MERS) 이후 두창 등 생물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 체계가 마련돼 대규모 두창 백신 접종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두창 백신은 원숭이 두창에도 85% 정도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5일(현지시간) 기준 원숭이 두창이 20개국 이상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원숭이 두창 확진 사례가 비풍토병 지역으로 분류된 20여개국에서 200여건이 확인됐고, 의심 건수는 100건 이상이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지난 27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두창은 ‘링 백시네이션'으로 전파를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지난 27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두창은 ‘링 백시네이션'으로 전파를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지난 27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사람에 대한 두창 바이러스의 경우 호흡기로도 감염 될 수 있어 전파 속도가 빠르지만 원숭이 두창은 굉장히 밀접한 접촉이 있거나 병변에 닿는 정도의 접촉이 있어야만 감염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두창은 ‘DNA 바이러스’로 돌연변이가 나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고 백신접종으로 비교적 통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10년 전부터 생물테러 대응 등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두창이나 탄저 바이러스 환자가 국내 유입됐을 때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생물테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바이러스로 두창과 탄저가 꼽혀 우리나라에서도 10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며 “국민의 80% 정도는 접종할 만큼의 (두창) 백신이 동결건조 상태로 보관돼 있다”고 말했다.

두창 백신은 바늘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분지침을 사용해 피부를 긁거나 찔러 백신 용액을 주입시켜야 하다. 때문에 비상상황 발생 시 즉시 투입이 가능하도록 훈련 받은 인력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두창) 백신을 접종하려면 기술이 필요하고, 백신접종을 하다가 감염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접종 인력들을 선발해 미리 접종을 시켰다”며 “대규모로 접종해야 할 상황이 되면 의료진들에게 접종을 하면서 기술 전수를 시켜 많은 사람들에게 빠르게 접종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두창 백신은 접종 후 심낭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접종은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대신 두창 백신은 잠복기가 2~3주로 길어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접종하더라도 예방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링 백시네이션’(Ring vaccination)으로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링 백시네이션은 전염병의 전파를 차단하거나 완전 통제를 위해 환자가 발생한 주변 인구를 접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 교수는 “두창 백신은 심근염 등 부작용이 생각보다 꽤 세다. 이를 전체 인구 집단에게 접종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대신 링 백시네이션을 통해 인구 집단 상당수를 접종할 필요 없이 특정 질환 주변에 있는 인구까지만 접종하면 공동체 전체로 퍼뜨릴 가능성을 굉장히 낮춰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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