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코로나 CMO·CDMO 사업 안정적…CGT 영역으로 확대”
4월 GBP510 결과 확보 예고…자사주 매입·무상증자엔 ‘신중론’
“올해까지는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못할 거 같다. 생산 라인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이냐 독감 백신이냐 고민을 했는데 공중 보건 측면에서 전 세계 인구가 좀 더 필요로 하는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 31일 열린 IPO(기업공개)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이같이 밝혔다. 온라인으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 안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안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합성 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GBP510 상업화와 관련해 “상반기 내 국내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긴밀히 논의 중에 있다”며 “3분기까지 영국, 유럽의약품청(EMA), 세계보건기구(WHO) 허가를 확보하면 (민간) 시장뿐만 아니라 공중 보건 측면에서도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GBP510 상업화 시기가 늦은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안 대표는 “늦은 게 맞다”면서도 “백신은 빨리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성과 유효성이 더 중요하다. 그게 GBP510의 장점이다. 또 현재 전 세계 인구의 36%는 아직 1차 접종도 맞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부스터샷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우리 국민이 4차 접종을 할 때에는 국민건강 수호의 무기로서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질의응답에 참여한 김훈 CTO(최고기술책임자)도 “현재 GBP510 3상 투약을 마치고 현재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4월 중 주요 결과(key result)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존 합성 항원 백신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가지게끔 설계된 점이 GBP510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가백신 개발 ▲독감백신과의 콤보 백신 개발 ▲사베코 바이러스 대응 범용 백신 개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누젤 스프레이 개발 등의 엔데믹 대응 전략도 내놨다.
특히, 누젤 스프레이에 대해서는 “향후 상세하게 공개할 것”이라며 “코에 뿌리면 하루에서 길게는 열흘까지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스프레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 매출의 주된 부분을 차지한 코로나19 백신 CMO(위탁생산) 및 CDMO(위탁생산개발) 사업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안 사장은 “코로나19 CMO, CDMO 사업은 향후 2~3년 정도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 입장에서 위탁 파트너를 바꾸는 데 많은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며 “향후 코로나19 백신 외에도 다른 백신 CMO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EU GMP에 이어 cGMP 인증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공개한 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게 SK바이오사이어스 측의 설명이다.
안 사장은 “중동,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등의 국가에서 공장을 갖고 싶어 하는 니즈가 커졌다. 이를 하나의 사업이자 공중보건 영역으로 생각해서 기술을 이전하고 현지 파트너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안 사장은 향후 진행될 M&A에 대해 강조했다. mRNA와 같은 첨단 플랫폼 기술 개발과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사업 진출을 위해서다. 안 사장은 M&A 대상을 기술, 제품, 기업 등으로 열어놓겠다고 설명했다.
또 mRNA 기술의 경우 특허 이슈로부터 자유롭고 요소 기술을 가진 회사와 협력하고,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GBP510 개발 사례와 같이 국제적인 얼라이언스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 사장은 “우선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로 시작해서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인 다음 치료제 개발 등 전 영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안재용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무상증자 진행 가능성에 대해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시설 투자, M&A 등 성장 투자를 우선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SK팜테코와의 CMO 사업 중첩 우려에 대해서는 “각 기업의 방향이 다르다. 워낙 큰 시장이어서 상충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날 걸 본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 방안과 관련해 “한국의 경우, 바텀 업(Bottom Up)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미국과 같이 탑 다운(Top Down) 방식의 접근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 백신 생산의 밸류체인 전 과정에 대한 지원이 있다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