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연구팀, 국내 생체 간 공여자 전수 조사
‘사망위험’ 일반 대중보다 ‘낮고’, 건강한 사람보다 ‘높아’
김종만 교수 “기증자클리닉 등 체계적인 건강관리 필요”

생체 간이식 공여자는 기증 전후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식외과 김종만·조재원 교수 연구팀은 최근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나라 생체 간 공여자 1만2,372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생체 간 공여자의 78.5%가 20세 이상 39세 이하이고, 64.7%가 남자였다. 기증 후 지금까지 관찰 기간 동안 89명(0.7%)의 생체 간 공여자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생체 간 공여자의 사망률이 1%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연구보다 낮은 수치다.

연구팀이 사망원인을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53.9%(48명)가 자살이나 교통사고 등 생체 간이식 수술과 관련 없는 ‘외적 요인’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나머지 사망원인은 암이 20.2%(18명)로 가장 많았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건강검진을 받은 일반인 중 생체 간 공여자와 비슷한 일반인들을 여러 조건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누고, 생체 간 공여자의 사망위험 및 여러 질환들의 발생을 평가했다.

A그룹은 일반인 중 성별, 나이, 추적 시기를 동일하게 매칭했고, B그룹은 동반 질환이 없는 일반인 중 성별, 나이를 매칭해 간 기증에 적합한 수준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으로 선정했다. C그룹은 위의 조건과 더불어 고혈압, 당뇨, 단백뇨 등 각종 질환이 전혀 없는 아주 건강한 사람들로만 따로 선택했다.

연구팀이 통계적 보정을 거쳐 연간 1,000명당 사망 건수로 환산 비교한 결과, 생체 간 공여자의 사망 위험은 1,000인년당 0.91건으로 A, B그룹 보다 사망위험이 낮았으나 아주 건강한 사람만 모은 C그룹에 비해선 사망위험이 높았다.

또 합병증 자체가 드물긴 해도 생체 간 공여자가 간부전을 비롯해 우울증, 암, 당뇨, 고혈압, 뇌졸중, 뇌출혈, 말기신부전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 역시 C그룹에 한해 더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김종만 교수는 “간을 비롯해 생체 장기기증은 생명을 살리는 용기 있는 결정”이라며 “기증자클리닉을 통한 기증 전 철저한 기증 평가, 기증 후 지속적인 추적 관리 등 체계적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소화기 분야 학술지인 ‘유럽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 IF 25.1)’에 지난해 말 발표됐으며, 지난해 미국이식학회에서 선정한 ‘가장 많이 읽힌 10개 연구 중 하나’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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