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들, 대규모 글로벌 임상시험 계획 구체화
면역대리지표 확립·대조백신 확보 등 과제 남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글로벌 임상시험 계획을 밝히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일부 기업들의 경우 후기임상을 진행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어 국산 백신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dCLD-CoV19-1’을 개발하고 있는 셀리드는 이번 주 중 4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1상 피험자 투여를 마치고 오는 10월 중순 1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기존 후보물질 ‘AdCLD-CoV19’ 2a상까지 마친 셀리드는 벡터를 수정, 신규 후보물질에 대한 1상을 다시 진행했다.

셀리드 강창율 대표는 지난 24일 열린 2021 제 18차 대한백신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가해 글로벌 2b/3상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이날 강창율 대표는 기허가 백신(대조백신)과 후보물질의 효능을 비교하는 비교임상과 더불어 면역대리지표(ICP)를 활용한 임상시험 또한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CP는 백신 효능 평가를 위한 기준이다. 앞서 셀리드는 동일 플랫폼인 얀센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삼아 비교임상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강창율 대표는 “오는 10월 국내 임상시험 IND(임상시험계획) 신청을, 11월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등의 국가에서 WHO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리드는 2022년 1분기 글로벌 임상을 마치고 2분기에는 허가 신청을 위한 데이터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ICP 기준을 확립하지 않았기 때문에 셀리드가 후기임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WHO의 결정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창율 대표는 “WHO에 ICP 제정을 서둘러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성 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유코백-19(EuCorVac-19)’을 개발하고 있는 유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0월 비교임상 방식의 글로벌 3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7일 2상 피험자 투여를 모두 마쳤다. 오는 11월 2상 결과를 도출하기에 앞서 선제적으로 후기 임상에 대한 신청을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글로벌 3상을 통해 피험자 약 4,000명을 모집하고 이 가운데 10% 수준인 400명을 내국인 참가자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교임상 방식의 후기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조백신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 중 가장 빠르게 3상에 돌입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음 달 자사의 합성 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 1·2상 중간결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난 24일 대한백신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SK바이오사이언스 김훈 CTO(최고기술책임자)는 “감염병혁신연합(CEPI)과의 협의를 통해 오는 10월 이후 1·2상 중간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밖에도 한국 외 지역에서의 3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동유럽 및 동남아국가 허가당국으로부터 글로벌 3상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최한 2021년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GBC)에 참여한 김훈 CTO는 “동유럽과 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3상 IND를 신청하고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빠르면 이달 말부터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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