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요법 실패 환자서 통합효소억제제 내성 발생 우려 제기

길리어드 '트루바다(성분명 테노포비르/엠트리시타빈)'보다 뛰어난 HIV 감염 예방효과를 보여주며, 예방요법(PrEP) 시장에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는 GSK '카보테그라비르'가 PrEP 실패 환자에게서 통합효소억제제(INSTI) 내성 발생이라는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혔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는 남성과 성관계를 갖고 있는 남성 및 트렌스젠더 여성을 대상으로 1일 1회 경구제 '트루바다'와 8주 1회 주사제 '카보테그라비르'의 HIV 감염 예방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HPTN 083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작년 7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국제에이즈컨퍼런스(International AIDS Conference, IAS)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바 있지만, 1년여가 지난 최근동료 검토를 거쳐 전체 데이터가 공개됐다.

HPTN 083 연구는 '카보테그라비르'가 '트루바다'보다 통계적으로 우월한 예방효과를 보임에 따라, 작년 5월 독립적인 데이터·안전감독위원회(DSMB)가 조기 종료를 권고해 중단된 바 있다.

153주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총 4,566명의 대상자 중에서 52건의 HIV 감염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중 '카보테그라비르' 투여 환자가 13명, '트루바다' 투여 환자가 39명으로 나타난 것이다.

최종 HIV 발생률은 카보테그라비르 투여군 0.41%, 트루바다 투여군 1.22%로, 카보테그라비르가 트루바다 대비 예방효과를 66%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논문에 실린 데이터 역시 작년 학회에서 발표된 것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카보테그라비르'에 노출된 후 HIV에 감염된 환자에서 통합효소억제제(INSTI)에 대한 내성과 HIV 진단 지연이 보고됐다는 내용이 추가로 공개됐다.

'카보테그라비르'를 투여 받은 대상자 중 INSTI에 대한 내성이 나타난 환자는 총 5명이었다. 1명은 연구 시작 당시 감염된 환자였고, 나머지 4명은 PrEP 시행 후 감염으로 나타났다.

해당 논문에서 연구진은 "PrEP 실패 위험은 초기 주사 투여 간격에서의 혈장 내 낮은 카보테그라비르 농도와 직장(rectal) 조직 내 낮은 카보테그라비르 농도, 성병과 관련된 직장염 등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카보테그라비르 PrEP 실패의 경우 INSTI 내성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민감한 HIV 평가 도구를 사용해 HIV 감염과 진단 사이의 간격을 최소화함으로써 내성 위험을 잠재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현재 HIV 치료의 대부분은 INSTI를 주요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 이유는 INSTI가 안전성, 유효성, 내약성이 매우 우수하고, 내성에 대한 장벽도 높기 때문이다.

이에 IAS(International Antiviral Society) 및 DHHS(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등 유수의 가이드라인은 2세대 통합효소억제제 사용을 우선 순위로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PrEP 실패 후 INSTI에 대한 내성이 발생한다면, 이후 이뤄지는 HIV 치료에도 상당한 영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365일 경구제 복용을 연 6회 주사 투여로 줄이며, 편의성과 예방 효과마저 개선시킨 '카보테그라비르'가 주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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