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지원으로 글로벌 기업 다수 배출

미래자동차, 시스템 반도체와 함께 3대 미래 성장 동력 산업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 산업.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민 모두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을 실감하며,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에 대한 공감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출처 : 룬드벡 글로벌 사이트
*출처 : 룬드벡 글로벌 사이트

하지만 제약바이오산업은 다른 여타 산업 보다 높은 연구개발 투자비가 요구되고, 개발 기간도 십수년에 달하는 등 길다. 때문에 다른 산업군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렇다면 제약바이오 산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덴마크와 덴마크의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성공사례에서 성공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덴마크는 북유럽에 위치한 작은 나라로 인구는 약 581만 명 규모이며, 국토 면적은 대한민국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은 나라 덴마크의 중추 산업은 제약바이오산업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약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덴마크는 정부의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 등을 기반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생명공학 클러스터로 손꼽히는 '메디콘 밸리(Medicon Valley)'를 필두로 학계와 제약기업간 임상시험 및 연구 협력을 지원하는 데 총력을 다하며 제약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육성과 투자의 성과로 꼽히는 회사가 룬드벡이다. 이 회사는 덴마크를 대표하는 제약사이자 뇌 질환 치료 전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룬드벡 본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해 있으며,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주요우울장애 치료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 등이 있다.

룬드벡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룬드벡은 초기에 다양한 질환의 치료제들을 취급했지만, 1940년부터 한 분야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더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신경정신과' 질환 치료제 연구에 초점을 맞춰 자체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1950년대에는 삼환계 항우울제(TCA) 개발 과정에서 중추신경계(CNS) 질환 관련 경험을 축적했으며, 1970~80년대에는 선도적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 '시탈로프람(Citalopram)'을 개발해 덴마크에서 승인을 받았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며 룬드벡은 신경정신과 질환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노하우와 역량을 축적하고 이는 곧 성과로 연결됐으며, 그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타 질환 영역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뿐만 아니라 룬드벡은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신약이 나오기 어려운 뇌 질환이라는 분야에 매년 연간 매출의 15~20%인 약 8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기술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투자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룬드벡은 우울증, 조현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편두통 등 여러 분야에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명실상부한 뇌 질환 전문 대표제약사로 거듭났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한국 시장에서도 수년간 사용되고 있는 항우울제 '렉사프로(성분명 에스시탈로프람옥살산염)'와 렉사프로의 차세대 제품 '브린텔릭스(성분명 보티오세틴브롬화수소산염)'를 비롯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에빅사(성분명 메만틴염산염)', 파킨슨병 치료제 '아질렉트(성분명 라사길린메실산염)' 등이 있다.

최근에는 신경성 기립성 저혈압 치료제의 국내 도입을 준비 중으로, 희귀질환 포트폴리오까지 확장해 다양한 뇌 질환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제약바이오 산업 분야의 고급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룬드벡은 의학부 직원들의 제품 및 질환에 대한 심도있는 온라인 학습을 위해 '메디컬 캠퍼스(Medical campus)'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구개발(R&D) 파트 직원들이 프로젝트의 품질과 시장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제약 역량 프로그램(Pharma Competency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룬드벡 인스티튜트(Lundbeck Institute)'를 통해 전문적이고 근거를 기반으로 한 의학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함으로써, 직원들끼리 제품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뇌 관련 질환 자체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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