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바이오협회 온라인 기자간담회서 피력
고한승 회장, 소부장·화이트바이오 등 외연 확장 의지도 밝혀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허위 공시’ 논란에 휩싸인 바이오 산업과 관련해 임상시험 결과 발표에 대한 공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회원사 의견 수렴'이라는 단서를 달았으나 바이오협회장의 전례 없는 제안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4일 한국바이오협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고한승 회장. 
지난 24일 한국바이오협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고한승 회장.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 2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온라인 방식으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는 한국바이오협회 고한승 회장이 참석했다. 고 회장은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날 고 회장은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 회장은 최근 국내 바이오기업이 임상시험 결과의 성공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최근 언론에도 보도됐듯이 임상시험의 실패와 성공에 대한 기준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임상 결과를 단순히 성공 또는 실패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여러 가지 오해가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임상시험이 성공했다 또는 실패했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보다는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했는지 여부를 알리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가 공통정의를 내려 업계에서 같이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올해 기회가 된다면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어떻게 하면 가장 적절한 표현으로 회사의 (연구개발) 진행 상태를 주주들과 대외에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갖춰야할 역량을 묻는 질문에 고한승 회장은 “바이오 산업의 특성 상, 준비과정에서부터 성과를 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초기에 글로벌 트렌드를 잘 읽는 게 중요하다. 지금 한국 기업들이 이런 면에서 조금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협회에서 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교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직과 바이오협회장직을 겸임하는 가운데 이해관계가 상충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협회 회원사들의 경우 중소기업이 많다. 이런 회원사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관에 전달하는 게 협회장의 역할이라고 본다. 향후에 협회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바이오 산업 진흥을 위해 먼저 해소해야 할 규제 등 정책 사안에 대해서는 "공부 중에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고 회장은 “협회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를 정하려고 한다”며 “내부적으로 방침을 세우고 이후에 관에게 어필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2021년 목표로 ▲회원사 간 소통 ▲글로벌 경쟁력 소통 ▲정부와의 친밀함 제고 ▲바이오산업 인재양성 ▲바이오벤처·스타트업 지원 등을 꼽았다.

회장직 임기 내 달성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외연 확장을 내건 점도 눈에 띈다.

고 회장은 바이오연료 등 환경·에너지 분야의 ‘화이트바이오’ 기업들을 언급하며 바이오의약품과 헬스케어 분야의 ‘레드바이오’뿐만 아니라 화이트바이오 분야의 회원사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고 회장은 또 바이오분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바이오산업에서 필요한 과제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고 회장은 “바이오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거의 모든 원자재와 설비를 해외에서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배지, 멸균제 등을 모두 수입하고 있다. 이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GMP시설 부재와 이로 인한 품질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고 회장은 “협회가 컨설팅 등을 통해 해당 기업들을 돕는다면 국산 바이오 밸류체인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