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위 질환군 골절 등 신체손상에서 2019년 치매 등 정신질환
임신 및 출산, 2000년 대비 2019년 7.1%p 감소
고령사회 정신건강 관리 및 근골격계 질환 예방 관리 중요영역

인구 고령화가 우리나라 질병구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 초까지는 만성퇴행성 질환이 급격히 증가했다면 2020년에는 치매 등 정신 및 행동장애 비율이 큰폭으로 상승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원정보정책연구부 권의정 부연구위원은 내원일수를 기준으로 의료이용 변화를 분석한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질병구조의 변화’를 ‘HIRA 정책동향‘ 최근호에 게재했다.

권 위원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서 분류하고 있는 질병 22개군 중 직접적인 질병 발생이 아닌 보조분류에 속하는 ‘질병이환 및 사망의 외인’과 ‘특수목적 코드’를 제외하고 20개 그룹을 질병구조 분류로 활용했다.

분석자료는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청구명세서 심사결정 자료를 활용했으며, 분석시점은 환자가 요양기관에 방문해 진료 받은 시점인 요양개시일자로 했다.

먼저 입원 질병구조를 분석한 결과, 20개 질병분류별 입원 내원일수(입원일수) 총 합은 지난 2000년 3,858만9,000일에서 2019년 1억4,332만9,000일로 20년간 271.4% 증가했다.

입원일수를 기준으로 2000년 다발생 1위 질환군은 ‘손상, 중독 및 외인에 의한 특정기타 결과’로 전체 입원 질환군의 13%를 점유했다. 해당 질환군에는 골절, 중독, 화상과 같은 신체부위 손상과 관련된 질병이 포함됐다.

하지만 2019년 다발생 1위 질환군은 치매, 우울증, 조현병 등 다양한 정신질환관련 질병이 포함된 ‘정신 및 행동장애’로 전체 입원 질환군의 22.1%로 나타났다.

입원일수를 기준으로 다발생 질환군의 순위를 살펴보면 ‘정신 및 행동장애’는 2000년 3위에서 2019년 1위로 상승했으며, ‘손상, 중독 및 외인에 의한 특정 기타 결과’는 2000년 1위에서 2019년 5위로 하락했다.

‘신경계통의 질환은’ 2000년 12위에서 2019년 3위까지 상승했는데, 뇌수막염, 편두통, 수면장애 등의 질병이 해당 질환군에 포함됐다.

다시 입원일수의 절대량 비교가 아닌 각 연도별 질환군의 입원일수 점유율을 살펴본 결과 최근 20년간 입원일수 점유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질환군은 ‘정신 및 행동장애’와 ‘신경계통의 질환’으로 2000년 대비 각각 9.9%p, 9.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감소한 질환군은 ‘임신, 출산 및 산후기’로 2000년 대비 7.1%p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외래 질병구조는 20년과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개 질병분류별 외래 내원일수(방문일수) 총 합은 지난 2000년 4억5,518만일에서 2019년 8억1,75,2만5,000일로 79.6% 증가했다.

2000년 다발생 1위 질환군은 급성 상기도 감염, 인플루엔자 및 폐렴 등의 ‘호흡기계통의 질환’으로 전체 외래 질환군의 33.8%를 차지했으며, 마찬가지로 2019년에도 점유율 20.4%로 ‘호흡기계통의 질환’이 다빈도 질환으로 꼽혔다.

방문일수를 기준으로 2000년 2위 질환군인 ‘소화기계통의 질환’은 2019년 3위로 떨어진 반면 2000년 3위 질환군이었던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의 질환’이 2019년 2위로 올라왔다.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 질환에는 관절증, 척추병증, 골다공증 등이 포함됐다.

권 위원은 “정신 및 행동 장애는 향후 인구 고령화에 따라 입원 질병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순환기계통의 질환과 신경계통의 질환도 입원일수 증가에 지속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 위원은 “외래 질병분류 중 호흡기계통의 질환은 감소하는 추세에 있고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의 질환은 증가추세 임을 감안할 때 향후 방문일수 증가에 기여하는 주요 질환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권 위원은 “2020년대를 맞이하는 우리나라 질병관리 방향은 고령사회에 필수적인 정신건강 관리 및 현대인의 주요 질병으로 꼽히는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관리가 향후 중요한 영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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