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심 열리는 국제전자센터 앞 3개 단체 집회로 인산인해
의협, 마스크 쓴 채 ‘침묵시위’ VS 한약업계 “예정대로 시행하라”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두고 벌어진 의료계와 한의계의 찬반 논쟁이 장외집회로 번졌다.

2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열리는 서초구 효령료 국제전자센터 앞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두고 벌어진 직역들 간 집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건정심 회의 1시간 전인 3시부터 집회에 나선 (사)한국한약산업협회 등 한약업계가 선기를 잡았다.

이날 한약업계 관계자 등 100여명은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추진을 적극 환영한다’, ‘백년의 건강을 지켜 줄 한약 첩약 건강보험 찬성한다’, ‘안전성, 유효성 검증된 첩약 시범사업 찬성한다’ 등의 피켓을 들고 첩약 급여화를 촉구했다.

우선 (사)한국한약산업협회 류경연 회장은 “첩약 급여화는 한의학으로 치료효과가 높은 뇌혈관질환 후유증, 안면신경마비, 월경통 등 3개 질환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화를 실시하는 첫 사업”이라며 “이는 전국 50만 한약재 생산 농민·한약재 제조업소·한약재 관련업 종사자의 공동 숙원사업”이라고 했다.

류 회장은 “그럼에도 일부 의료계 단체들은 한의학에 대한 이해 없이 안전성과 유효성, 경제성이 없다는 헛소리를 하고 있다”며 “첩약이 안전성, 유효성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은 일부 단체들이 직능 이기주의에 매몰돼 한약을 폄하하기 위한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회장은 첩약에 사용되는 한약재는 우수농산물(GAP) 인증제를 거친 뒤 우수 한약재 제조관리기준(GMP)이 적용되는 160여개 한약재 제조업소에서 공급되므로 안전성, 유효성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류 회장은 “안전성과 유효성 확보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철회를 주장하며 국민건강 생명 위협이라는 극단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국민들의 건강증진과 한약관련 산업의 육성발전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늦출 이유가 없으므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저지 입장을 밝힌 대한의사협회는 마스크를 쓴 채 침묵집회로 맞섰다.

의협은 ‘코로나19 비상시국에 첩약 급여가 필수의료냐’, ‘한방보험 분리해 국민선택 보장하라’, ‘국민혈세 낭비하는 첩약 급여화 절대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입장을 대신했다.

이와 더불어 피켓 시위로 반대 입장에 힘을 보탠 대한한약사회는 이번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이 특정 직능을 위한 특혜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약사회 김광모 회장은 “처방료를 신설해 의약분업 원칙을 훼손해 처방과다를 유도하고 있고 심층변증방제기술료로 수가를 늘리기 위해 35분 이상 진찰하도록 했다"면서 "한의사와 한약사의 조제수가를 원하는 금액으로 만들기 위해 조제 시간을 비정상적으로 설정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설계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서는 한의사가 처방으로 인해 처방료와 조제료 수익을 과다하게 얻어 한약 처방을 남용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정부는 이를 오히려 장려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시범사업을 강행한다면 한의약계 모두에게 악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