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강내주사와 경구 투여 차이, 지속 치료 요하는 제2~3형 척수성근위축중 환자에게 의미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최근 로슈의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치료제 '리스디플람(risdiplam)'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리스디플람'은 바이오젠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와 노바티스 '졸젠스마' 대비 후발주자지만, 경구제라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어 상당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미국 FDA는 로슈가 제출한 신약 허가 신청서를 받아들이며, '리스디플람'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5월경 '리스디플람'의 허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리스디플람'은 최초의 SMA 치료제인 '스핀라자'와 마찬가지로 SMN1의 백업 유전자인 SMN2 유전자에 관여해 SMN 단백질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제1~3형 SMA 환자 치료에 개발되고 있는 액상형 경구제다.

'리스디플람'과 '스핀라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투여 방법이다. 척추강내주사를 통해 투여해야 하는 '스핀라자'와 달리 '리스디플람'은 자가 경구 투여가 가능하다.

최근 임상시험 근거들이 축적됨에 따라 제1형 환자들은 증상이 발현되기 전 신생아 단계에서 '스핀라자'나 '졸젠스마' 치료로 선조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2~3형 환자의 경우에는 유일하게 허가받은 '스핀라자'의 정기적인 투여를 통해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환자의 운동기능을 유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리스디플람'이 허가되면 2~25세 사이 질환이 발병한 제2~3형 SMA 환자들은 매번 병원에 방문해 힘든 요추천자시술을 받을 필요 없이, 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경구 투여가 가능하다.

'스핀라자' 등장은 SMA 치료 영역에 괄목할만한 발전을 가져왔지만 투여 방법인 요추천자시술이 꽤 까다로운 탓에 투여 편의에 대한 미충족 수요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현재 국내에서 '스핀라자' 처방을 하고 있는 A대학병원 소아청소년신경과 교수는 "스핀라자 주사액은 하나에 수천만원에 달한다. 요추천자시술이 무리없이 이뤄질 때도 있긴 하지만 가끔은 모든 시술 준비가 끝난 후에도 척추강 사이가 열리지 않아 급박하게 영상의학과의 협진을 요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심지어 주사액을 오픈한 상태라면 되도록 빨리 시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온 병원이 비상 사태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치료 환경에서 '리스디플람'이 허가된다면,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하는 제2~3형 환자 치료 환경에 큰 개선을 불러올 것이라는 것이다.

한편, '리스디플람'은 제1형 환자를 대상으로 한 FIREFISH 연구와 제2~3형인 2~25세 환자를 대상으로 한 SUNFISH 연구를 통해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로슈의 최고의료책임자인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박사는“FIREFISH 및 SUNFISH 연구는 SMA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실제 스펙트럼을 나타내도록 고안됐으며, 이전 임상시험들에서 과소평가 됐던 수많은 사람들을 포함하고 있다"며 "로슈는 리스디플람의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모든 환자에 접근성을 넓히기 위해 FDA와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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