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2019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 주당 근무시간 80시간으로 줄어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전공의 평균 근무시간이 80시간으로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휴식 시간은 2배 정도 늘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30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한 ‘2019년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설문에는 94개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4,399명이 응답했다.

그 결과, 전공의법 시행 첫해인 2016년 91.8시간이던 전공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올해 80.0시간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당직 근무 이후 휴식시간은 5.38시간에서 10.2시간으로 늘었다.

대전협은 그러나 질적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전공의 담당 환자 수 증가다. 주치의로 정규 근무 시 담당하는 평균 환자 수는 2016년 16.9명에서 2019년 17.8명으로 증가했다.

당직 근무 시 전공의 1명이 담당한 최대 환자 수는 68.5명이었다.

전공의 근무시간 감소로 업무 공백을 메울 의료 인력 충원은 수련병원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전공의가 500명 이상인 수련병원의 경우 입원전담전문의(Hospitalist)를 고용했다는 응답이 77.0%인 반면, 100명 미만 수련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를 고용했다는 응답은 21.0%뿐이었다.

또한 전공의 5명 중 1명은 환자에게 술기를 시행할 때 전문의에게 적절한 지도와 감독을 받기 어렵다고 답했으며 45.0%는 지도전문의 제도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전공의 10명 중 1명은 입국비, 퇴국비 등 회비 지불을 요구받았다고 답했다.

병원 내에서 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여전히 많았다. 전공의의 45.2%는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20.5%는 폭력 가해자가 병원 내부 구성원이었다고 했다.

대전협 정윤식 홍보이사는 “전공의법 시행으로 근무시간이 단축됐으나 EMR 셧다운제를 통해 보여주기식으로 행해지는 경우도 많다”면서 “의료인력 충원이 시급하나 입원전담전문의 고용이 여전히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내과 3년제 전환에 따른 공백으로 인한 대비도 없는 실정이라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병원 내부에서도, 사회적으로도 환자안전을 위해 전공의 근무시간이 줄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며 개선을 하려는 시도는 있으나 객관적인 결과로 보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 “병원평가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수련환경 개선이 궁극적이고 근본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이와 별개로 근무시간 외 EMR 접속 차단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향후 수련환경 만족도와 전공의 임금, 휴가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평가 설문 문항은 ▲전공의 근무환경 ▲전공의 수련환경 ▲전공의 안전 ▲환자 안전 등 5개 항목 총 40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대전협은 전문통계인력을 고용해 문항을 개발했으며 서울대 통계연구소에 자문을 의뢰해 통계학적 검증까지 실시했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세부적인 평가 결과는 오는 22일 메디스태프를 통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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