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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에 술렁이는 병원들병협 “경증환자 종별가산·의료질평가지원금 제외 절대 수용 못해” 반발
“경증환자로 수익내지 못하도록 극단의 처방 필요…세부 사항 조정하면 된다”
  • 송수연 기자
  • 승인 2019.09.06 06:00
  • 최종 수정 2019.09.06 06:00
  • 댓글 1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에 병원계가 술렁이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데는 병원계도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경증 환자 종별가산 제외 등에는 “의료기관의 희생만을 요구한다”며 반발했다.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경증환자 중에는 암 등 중증질환을 함께 갖고 있는 경우도 많아 그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복지부가 정한 100개 경증질환을 기준으로 무 자르듯이 자를 수 없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을 해결하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정부 정책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부작용을 막기 위한 세부 사항은 제도 시행 전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보완하면 된다는 지적이다.

병협 “경증환자 종별가산·의료질평가지원금 제외 절대 수용 못해”

대한병원협회는 5일 “복지부가 발표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은 그동안 병원계와 협의 과정에서 논의되지 않은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 병원계로서는 크나큰 실망과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의료기관의 희생만을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병협은 상급종합병원이 진료한 경증 환자에 대해 종별가산을 제외하고 의료질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대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병협은 “의료법상 진료거부권이 없고 환자를 유인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경증환자를 진료했다고 해서 의료공급자인 상급종합병원에 종별가산과 의료질평가지원금을 주지 않는 페널티를 적용하는 것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병협은 “우리나라 의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다 해온 상급종합병원의 헌신과 노력을 인정하기는커녕 보장성 강화 등 정부 정책에서 비롯된 환자쏠림 문제에 대한 책임을 상급종합병원에 전가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저수가 기조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돼 국민들에게 현재와 같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계속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상종 제외한 의료기관의 역할 명확히 해야”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병협은 “경증환자들이 지역, 중소 병·의원을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기능과 역할을 강화는 정책을 편 후 이같은 제도를 시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의료전달체계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단기대책의 실효성을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병협은 “진료 의뢰 및 회송체계에서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료기관들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종별, 규모,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중소 병·의원 활성화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협은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에서 규정하는 단순진료질병군을 적용해 의료현장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해 달라”며 “공익광고로 의료이용패턴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병협은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은 비용통계적 관점에서 판단돼 환자에게 의학적 불이익이나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되며 더욱이 의료기관에 일방적으로 책임을 감내하라는 식으로 제도가 설계돼선 안된다”며 “정부는 환자와 의료공급자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평가한 후 유관단체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시행해 달라”고 강조했다.

상급종합병원협의회는 추석 연휴 이후 복지부와 간담회를 갖고 이번 대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협의회도 경증환자 종별가산 제외 부분을 대표적인 문제로 꼽았다(관련 기사: “환자쏠림 책임을 병원에 미루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반발).

한 대학병원 교수는 “상병코드로만 보면 경증질환이지만 동네의원에서 볼 수 없는 중증환자인 경우도 있다. 질환별로 이런 세부사항을 조정하지 않으면 오히려 난장판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환자들은 동네의원에 가도 달갑지 않고 바로 다시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하기 일쑤여서 환자만 중간에서 고생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극단의 처방 필요…정부 대책 큰 틀에서 공감”

복지부 대책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있다. 상급종합병원이 경증환자를 보지 않도록 하려면 해당 진료로 발생하는 수익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질환별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은 향후 논의 과정에서 세부적으로 정하면 된다고도 했다.

고려대안암병원 박종훈 원장은 “복지부가 발표한 대책이 큰 틀에서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급종합병원은 종별가산 때문에 경증환자를 봐도 손해나지 않는 구조”라며 “경증환자를 봐도 이득이 없도록 하겠다는, 전반적인 취지는 맞다고 본다. 다만 문제로 지적되는 사항들은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극단의 처방을 하지 않으면 상급종합병원이 경증환자를 진료하는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며 “당장은 수익이 줄어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걸 보완할 수 있을 정도로 중증질환 수가를 올려주면 된다. 그렇게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지금은 증증환자와 경증환자가 뒤섞여서 외래진료를 보러 온다. 그로 인해 중증환자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경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에 오지 않아야 중증환자에 더 많이 집중하고 투자할 수 있다”고도 했다.

고려대 윤석준 보건대학원장(예방의학과 교수)은 “의료이용량을 조정하는 메커니즘이 없으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해 왔다. 정부 대책이 제대로 작동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칼을 꺼냈다는 것 자체는 찬성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려면 억지로 상급종합병원을 가지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동네의원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게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큰 흐름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접근해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시도 자체는 의미가 있다. 잘못하면 같이 공멸할 수 있다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는 “지금까지 환자가 어느 병원으로 갈지를 고민할 수 있었는데 이제 그걸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낯설고 힘들 수 있지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경증환자의 본인부담을 더 올려서 문턱을 높이자는 이야기도 있지만 실손보험 때문에 불가능하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괜찮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수연 기자  soo331@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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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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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상행정 2019-09-06 12:06:10

    환자 생명을 갖고 참 어마어마한 탁상 행정을 펼치는 구나
    선택권을 환자에게 안주고 장사꾼들인 동네병원에 준다고?
    경증이라고 환자 붙잡고 쓸대없는 약처방만 계속 하고 큰병원 안보내 주다가
    빨리가면 됬을 치료시기 놓쳐서 죽게되면 그사람의 생명은 누가 책임질레? 보건복지부에서 질꺼냐? 당장이슈 해결하기 위해 참 어마무시한 탁상행정을 하고 있구나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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