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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병 지정기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지방-서울 경쟁시키는 꼴"울산대병원 정융기 원장, 복지부 찾아 상종 지정평가 진료권역 비판…“지역 의료전달체계 망가져”
  • 곽성순 기자
  • 승인 2019.08.16 06:00
  • 최종 수정 2019.08.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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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탈락해 상급종병 지위를 잃은 울산대병원 정융기 원장이 보건복지부를 찾아 평가 기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진료권역 확대를 골자로 한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기준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부울경으로 묶인 현 진료권역에도 문제가 많다고 주장하며 진료권역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지정 기준 중 의사수를 점수화해 평가하는 것은 지방과 서울 병원들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놓고 경쟁하게 하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정 원장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상급종병 지정 기준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정 원장은 울산대병원이 지난 3주기에 상종에서 탈락한 후 울산대병원뿐만 아니라 지역 병원들 전체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장은 “울산대병원이 종합병원이 되고 나니 울산대병원과 나머지 병원들이 동일선상에서 경쟁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지역 병원들에서 이렇게는 못살겠다는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며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지며 의료계 질서가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다른 종합병원 원장이 위협을 느끼고 대학병원은 대학병원의 길을 가라고 말한다”며 “지역 의료계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같이 모여 울산시 상급종합병원 유치 공동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울산대병원이 상종에서 탈락한 후 대학병원이 경증환자를 보는 부작용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상종 탈락 후 입원환자가 줄어들고 암 수술도 줄었는데, 외래진료는 늘었다"며 "어차피 볼 수 있는 외래환자 수가 정해져 있다. 경증외래환자가 많아지다보니 입원이 줄고 입원이 줄어드니 암 수술도 줄어들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반면 의무기록을 달라는 환자는 늘었는데 이 환자들이 모두 서울로 간다. 상종 지정기준에서는 부산‧울산‧경남이 한 진료권으로 묶여 있어 울산에 상종이 없으면 중증환자들이 부산이나 경남으로 간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모두 서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 원장은 “부울경으로 진료권역을 묶은 것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이라는 것”이라며 “울산의 경우 인구가 100만이 넘는 대도시기 때문에 부울경으로 묶을 것이 아니라 상종이 없어지면 상종을 만들어서라도 지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상급종병 지정기준 가운데 의사인력과 교육수련 등의 점수화 부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정 원장은 “지난 3주기 평가에서 의사인력 점수와 교육점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했다. 대학병원이 중증환자를 얼마나 많이 진료했는지 등 직접지표가 아닌 의사인력 등 간접지표에 의해 탈락이 결정된 것”이라며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을 똑바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이런 내용들을 복지부에 이야기를 해서 복지부도 충분히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인지하고 있다 등 모호한 답변만 받았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정 원장은 “상종 지정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상종을 지정하는 이유는 경증은 1~2차기관에서 중증은 3차기관에서 진료하기 위함”이라며 “이런 전달체계는 지역 거점병원을 육성해 해결해야 한다. 이런 원칙에 맞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평가기준 개선 시 현장 목소리를 많이 듣는다고는 하지만 여러 목소리가 섞여 있을 것”이라며 “여러 주장 중 옥석을 가리는 것이 복지부가 해야 할 일이며 원칙에 맞게 현명한 정책을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1년부터 적용되는 4주기 상종 지정평가를 앞두고 기준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복지부는 이달 말 설명회를 개최해 현장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4주기 상종 지정평가에서는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가 진료권역 확대를 전제로 한 상급종합병원 확대 방안 적용이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교수는 복지부가 의뢰한 4기 상종지정기준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국민들이 질병 발생 후 2시간 이내 상종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현재 10개인 진료권을 20개로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따라 상종 수도 늘려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냈다.

현재 상종 지정기준에서 활용하고 있는 진료권은 ▲서울권 ▲경기 서북부권 ▲경기 남부권 ▲강원권 ▲충북권 ▲충남권 ▲전북권 ▲전남권 ▲경북권 ▲경남권 등 10개 권역인데, 김 교수는 진료권을 늘려야 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부울경을 꼽은 바 있다.

곽성순 기자  ks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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