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성 평가 발표 전 임원 대규모 주식 매도·대표 건강 이상설 등 의혹 제기

신라젠의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이 글로벌 3상 임상시험 중단 위기에 처하며 과거 신라젠에 제기된 의혹이 재조명받고 있다. 신라젠 임원들이 무용성 평가 결과를 예견하고 '발 빼기'에 나섰다는 의혹이다.

지난 2일 신라젠은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와 펙사벡의 간암 대상 3상에 대한 무용성 평가 미팅을 진행한 결과, 임상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밝혔다.

무용성 평가는 신약으로서 펙사벡의 가치를 판단하는 첫 지표로 꼽혀왔다. 신라젠 문은상 대표도 "무용성 평가는 펙사벡의 첫 의학적 가치를 판단해 볼 수 있는 매우 유의미한 발표임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펙사벡의 신뢰도와 기대치에 대한 재평가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발표될 예정이었던 무용성 평가 결과의 공개 시점이 차츰 미뤄지면서 결과가 좋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그간 신라젠은 "무용성 평가 결과는 긍정적으로 전망된다"며 이 같은 우려를 일축해 왔다.

하지만 최근 신라젠 한 임원이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신라젠 신사업 추진 담당 신현필 전무는 지난달 1일부터 8일까지 4회에 걸쳐 보유 중이던 보통주 16만7,777주를 전량 장내 매도했다. 그가 당시 취득한 금액은 총 약 88억원이다.

무용성 평가 결과 발표를 불과 한 달 앞두고 이뤄진 대규모 주식 매도이었기에 증권가에서는 무용성 평가 결과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돼 왔다. 신라젠은 "세금 및 채무 상환 등 개인적 문제로 인한 매도"라며 펙사벡 임상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런데 2일 무용성 평가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하지 못함으로써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따라서 신 전무가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주식을 매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재점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은상 대표도 발 빼기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문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한 쪽 눈을 가리고 나타나는 등 공공연하게 건강에 이상이 있음을 알리고 있다"며 "최근에는 건강을 이유로 사무실에도 잘 오지 않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문은상 대표는 2017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총 156만2,844주를 1주당 평균 8만4,815원에 매각해 총 1,325억원을 취득한 바 있다.

한편, 신라젠은 오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무용성 평가 결과를 보충 설명하는 긴급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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