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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근무환경이 죽음으로 몰아"…정부 향한 불만 쏟아져간호사들 ‘연이은 간호사 죽음이 가져온 변화’ 토론회서 간호인력 배치기준 강화 필요성 토로
  • 김은영 기자
  • 승인 2019.05.16 06:00
  • 최종 수정 2019.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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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료기관 내 간호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고심만 하고 있는 동안 열악한 근무환경이 간호사들을 잇단 자살로 몰고 있다는 간호사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환자의 중증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전문적이고 세심한 간호가 필요하지만 간호사 한 명당 돌봐야 하는 환자 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물론 신규 간호사의 경우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환자를 간호하게 돼 이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가 자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의당 윤소하,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고(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서울의료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고(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연이은 간호사의 죽음이 가져온 변화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소속 최원영 간호사는 부실한 간호사 교육과 간호인력 부족이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 간호사는 “열악한 노동조건에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신규간호사의 35%가 입사 첫 해 사직한다”면서 “대학 4년, 대기발령 1년 평균 5년씩 낭비하고 마지막에 고통을 받다가 죽을 것 같으니 병원을 뛰쳐나오는 것으로 끝이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간호사는 “신입 간호사가 2개월 교육 받고 중환자실에서 근무한다. 더군다나 2개월 중 실제로 교육을 받은 날은 30일도 안 된다”며 “짧게 교육 받고 독립해야 하는 신규 간호사들이 두려움이나 고통을 호소하면 병원은 사직절차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최 간호사는 “환자 수에 따라 간호사를 최소 몇 명이상 확보해야 하는지 규제에 나서야 한다”며 “간호사들의 노동조건 개선뿐만 아니라 환자의 사망률이나 합병증 예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간호인력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실제로 보는 환자 수를 줄여야 한다”면서 “지금보다 간호인력을 딱 2배 늘려야 한다. 국민들을 설득해서 인력을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환자들의 중증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으므로 이에 따른 간호인력 배치기준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3교대로 간호 근무를 하고 있다는 A간호사는 “지금 일하는 병원에서 5년 정도 중환자실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 병원은 간호사 1명당 돌봐야 하는 환자 수가 10명이나 된다”며 “간 이식 수술 하고 나온 환자가 회복실에 30분 스테이 한 후 병실로 옮겨지면 병동 간호사가 느끼는 중압감은 어마어마하다. 다른 환자를 버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A간호사는 “후배 간호사들을 볼 때 죄책감이 든다. 더욱이 국민 건강권을 생각하면 반드시 간호사 배치기준을 시급히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9년 경력을 가진 B간호사는 “주변에서 간호대학에 지원하겠다고 하면 적극 말린다.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하지만 그간 권고사직 당하거나 자살충동 느껴 그만 뒀던 후배들을 보면 말릴 수밖에 없다”면서 “간호사를 날개 없는 천사라고 하는데, 날개 없이 추락하는 간호사들을 위한 정부 대책이 없다”고 호소했다.

B간호사는 “정부에서는 유휴간호사 재취업을 통해 간호 인력을 확대하겠다고 하지만 실효성은 없다”며 “여전히 병동에서 환자 18명을 보고 있다. 중증도는 높아지는데 유휴간호사가 본인 목숨 내놓고 일 할 수 있겠나. 보건복지부에서는 고민 많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환자들을 볼 수 있는 인력이 투입되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간호사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병원 내 괴롭힘 등 부당한 처우를 받았을 때 도움요청을 할 수 있는 핫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대병원 1년차 C간호사는 “병원에서 무언의 압박을 받고 부서이동한 지 8개월이 됐는데 또 다시 부서이동이 됐다. 수간호사로부터 폭언을 들으면서 지난해 자살 충동을 느꼈다”며 “간호사 개인이 이런 심정 느껴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데 어디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간호정책TF 홍승령 팀장은 정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간호사 배치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 놓았다.

홍 팀장은 “업무 범위를 살펴보면 의사들의 근무시간 변동으로 간호사 업무가 늘어나고 이는 간호조무사들의 업무 범위와 연결된다”며 “배치기준 강화 부분에서 공통적으로 논의하면서 업무의 범위와 관련해 이달부터 협의체를 구성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 팀장은 “간호사 면허 인력이 실제 의료기관에서 활동할 수 있는 비율을 높이도록 전체 인력을 확장하는 것과 업무 부담을 경감해 일 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며 “복지부 차원에서 보건의료인력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영 기자  key@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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