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약가협상 타결…3월 건정심 통과 시 SMA 환자 급여 적용

바이오젠의 척수성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이하 SMA) 치료제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가 이르면 내달부터 건강보험급여 목록에 등재될 전망이다.

지난 15일 바이오젠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스핀라자 약가 협상이 타결됐다. 마지막 협상일로 알려져 있던 14일까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양 측은, 15일 추가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약가를 합의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통과만 남은 상황이다. 제약업계 안팎에선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알려진 건정심에서 스핀라자 급여 안건도 상정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 전망대로라면 이르면 4월부터 스핀라자를 급여가 적용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스핀라자(Spinraza)'는 2016년 12월 미국에서 허가 받은 최초의 SMA 치료제다.

첫 SMA 치료제인 스핀라자는 미국 허가 1년 만인 2017년 12월 한국에서도 허가를 획득했다.

SMA는 척수와 뇌간의 운동신경세포 손상으로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신경근육계 희귀질환이다. 인지기능은 정상이지만 모든 근육이 약해져 스스로 숨을 쉬거나 음식을 섭취하는 등 기본적인 생활이 어렵고,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될 경우 사망 확률이 높다.

이에 SMA의 위중함과 스핀라자의 혁신성이 인정돼 국내에도 빠르게 도입됐지만, 스핀라자의 급여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일단 스핀라자가 약값만 연간 수억원에 달하는 초고가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정부 입장에선 재정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바이오젠은 작년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등재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상정이 거듭 불발되다가, 11월 열린 약평위 안건으로 올랐으나 재심의 판정을 받았다.

이후 12월 열린 약평위에서 급여적정성을 인정 받아, 올해 1월 29일이 돼서야 건보공단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이후 세차례에 걸친 협상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추가 협상을 통해 가까스로 약가가 타결됐다.

스핀라자가 허가 1년여 만에 급여를 위한 9부 능선을 넘기까지 환자들의 노력도 한몫했다.

국내 SMA 환자와 가족들은 지난해 3월 국회 보건복지위원 22명에게 스핀라자의 조속한 보험 적용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냈으며, 4월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8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발송했다.

그 결과 양승조 전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졌으며, 보건복지부로부터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회신을 받기도 했다.

또한 작년 12월 한국척수성근위축증환우회는 스핀라자의 보험 급여를 촉구하는 SNS 캠페인을 시작해 1,700여 건이 넘는 게시물 업로드와 유명 연예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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