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 의약품 입찰 기준 EU-GMP 우선…식약처 입찰 보류 사례 파악 나서

국내 제약사의 베트남 진출에 노란불이 켜졌다.

지난해 베트남 정부가 의약품 입찰기준을 변경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입찰이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베트남에서 의약품실사 상호협력기구(PIC/s) GMP 인정을 받지 못해 입찰이 보류된 사례가 발생했는지 현황 파악에 나섰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베트남 제약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약 47억달러로 2020년까지 연평균 1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제약사 20여 곳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해외 의약품 수입의존도가 높아, 자국으로 수입·유통되는 제네릭의약품에 대해 입찰 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베트남 정부가 부여한 등급(총 5등급)을 받아 의약품 공공입찰에 참여하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입찰에 유리하다.

가장 높은 1등급은 ICH 가입국 또는 호주 소재 제약사로서 EU GMP 또는 PIC/S GMP 적용 의약품, 베트남 정부(보건부)로부터 WHO GMP 인정 후 호주 또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가입국에 판매되고 있는 의약품이다.

2등급은 EU GMP 또는 PIC/S GMP 적용 의약품, 3등급은 베트남 정부(보건부)로부터 WHO GMP 인정 받은 의약품, 4등급은 생동성시험 실시 의약품, 5등급은 기타 의약품이다.

의약품 공공입찰 시 등급이 낮은 업체보다 높은 곳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 품목범위도 넓다. 등급이 낮은 의약품에 비해 높은 약가로 입찰에 참여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PIC/S에 가입하면서 입찰등급이 5등급에서 2등급으로 상향됐고, 2016년 11월에 ICH에 가입하면서 베트남 진출 시 보다 유리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해 베트남 정부가 EU-GMP를 의약품 입찰 기준 우선순위로 정하면서 EU-GMP 인증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한 국내 제약사는 입찰에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지난해 변경된 정책을 제약사들과 공유한 바 있는 식약처가 최근엔 실제 입찰 보류사례가 있었는지 파악에 나선 것이다.

특히 올해 한국과 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으로 식약처 역시 여기에 동행해 실제 입찰 불이익 사례를 수집해 베트남 보건당국과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베트남은 의약품 해외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2020 베트남 제약산업발전을 위한 전략과 비전2030(The National Strategy on the Development Scheme of Vietnam’s Pharmaceutical Industry up to 2020, with Vision to 2030)’에 따라 자국 생산 비율 증대 및 현지 생산 의약품 판매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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