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책연구소, 한국의사 건강행태 현황 발표..."흡연율 낮고, 만성질환 관리 더 잘한다"

의사들이 바쁜 일정과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질환이나 기타 질병을 갖기 쉬운 환경에 놓여있다는 기존 연구와 달리 국내 의사들은 일반인보다 건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김석영 연구원은 20일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한예방의학회 창립 70주년 기념 가을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한국의사의 건강행태 및 만성질환 현황’을 발표했다.

김석영 연구원은 “의사는 불규칙하고 긴 근무시간에 문제를 호소하고 알코올 의존성향을 갖고 있으며, 진료실이라는 제한된 공단에서 장시간 진료하면서 자신의 건강에 대해 소홀해 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의 의사 건강관련 연구는 보고된 바가 거의 없다”며 연구의 취지를 설명했다.

연구는 의정연이 실시한 ‘2016년 전국의사조사’ 자료를 토대로 응답자의 7,570명(20대, 전공의, 공보의, 기타 직역 근무자, 국외 근무자 제외)에 대한 분석 결과다.

응답자는 남성이 전체 83%를 차지했고 40대가 35%로 가장 많았으며, 배우자가 있는 경우가 91.8%, 직역에선 개원의가 44.2%로 가장 많았다.

조사항목은 성별 만성질환과 흡연여부, 검진여부, 운동여부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결과적으로는 한국 의사들은 일반인에 비해 대부분 건강에 좋은 현상을 보였다.

흡연율(남자 기준 23.7%)과 고위험 음주율(14.3%)이 남녀 모두 의사가 일반인(흡연 38.3%, 고위험 음주율 20.5%) 보다 낮았으며, 6~8시간 수면(75.9%)도 의사가 일반인보다 높았다. 다만 8시간 이상 수면의 경우는 일반인이 의사보다 2배 많았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부분의 만성질환의 유병률은 일반인보다 낮았으며, 의사중에서도 여성 유병률이 더 낮았다.

하지만 근골격계질환의 경우는 치료의사는 있지만 치료를 하지 못하는 의사의 비율이 43.3%와 39.2%로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건강검진도 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을 포함한 암검진 등 검진을 한가지 이상이라도 한 경우가 84% 이상이었다.

그 외에도 운동을 제외하면 대부분 여성의사가 남성보다 건강에 대해 좋은 행태를 보였으며 만성질환 관리 또한 더 잘하고 있다고 연구원은 해석했다.

김석영 연구원은 “의사는 일반인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건강관련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 더 좋은 건강행태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만성질환 유병률 및 치료율도 높았다”면서 “향후 2년 단위로 지속적으로 의사 건강행태 관련 연구를 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현장에 참석한 한 의사는 “1970년에 서울시내 의사를 대상으로 연세대에서 조사를 한 적이 있었으며, 이후에도 건국대에서도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면서 “당시 전공의로 조사에 참석했었는데 연구결과에서 의사의 흡연율이 일반인과 같이 높았다고 나왔었다. 금연 등을 실천한 것인지 지속적인 확인과 샘플 분석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의사도 “의사가 일반인보다 학력과 소득이 다른 만큼 조사시 비슷한 생활수준을 가진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과연 의사가 더 건강한지를 봐야한다”고도 했다.

한편, 지난해 이대목동병원은 이대여성건진센터-건강증진센터를 방문한 의사를 토대로한 연구에서 의사가 일반인보다 암에 걸릴 위험이 3배 높으며 비만율도 높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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