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25주년 전국 그랜드포럼 대구서 개최…전문가들, 지역중심 보건의료서비스 강조

한국의료체계 새 판을 짜기 위해서 중앙 중심 의료체계가 아닌 지역 중심 의료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KDI정책대학원 최병호 초빙교수는 지난 18일 대구 파티마병원에서 개최된 청년의사 25주년 기념 전국 그랜드 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최 교수는 “유럽 선진국가의 건강보험 동향을 보면 분권화가 추세로, 시장적인 인센티브를 중시한다"면서 "가능한 범위에서 권한, 책임, 기금을 지역으로 내려보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는 중앙 즉,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모든 것을 고민하고 시시콜콜 지시를 다한다”며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권한, 책임, 기금을 지역으로 내려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고령화 시대에는 치매 등 멘탈과 관련한 보건의료정책이 점차 중요해진다. 멘탈 케어는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지방에서 컨트롤 한다”며 “우리나라도 그런 방향으로 새 판을 짜서 의료개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신대 의료경영학과 류황건 교수 역시 의료공급체계를 지역중심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지역사회의 1차 의료기관이 (의료개혁의) 중심이 돼야 한다. 하지만 모든 지역의 인프라가 평준화된 것이 아니라 불균형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민간공급 주도에서 자원의 지역 집중을 해결하는 것이 큰 과제”라며 “전공의 중심 의료인력 공급체계에서 일반의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성한 일반인이 전문의로 전환하는 것을 통제하는 것도 과제”라고 덧붙였다.

경상남도의사회 박양동 회장은 개인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책임지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새 정부에서 (개인의 건강을) 국가가 책임져준다고 하지만 스스로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는)이를 지원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자기관리를 통해) 평생 건강하게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았다면 건강보험료 중 최소한 1/3은 자식에게 넘겨줄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해 본다”며 “이런 시스템이 있어야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경북대 간호대학 최연희 교수는 1차의료를 담당할 수 있는 의사인력 양성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국민의료비 중 노인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시점에서 노인의료비 경감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며 “노인의료시설에 촉탁의가 아닌 1차 진료의사가 상주하면 가시적인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중요한 것은 의료인력이다. 인력이 제대로 양성되지 않는다면 노인의료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만성질환에서 1차 의료의 중요성, 1차 진료의사 양성 등을 위한 합리적인 논의의 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년의사 창간 25주년 기념 전국 그랜드포럼은 19일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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