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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사회학-스포츠학 등 교수들이 한 곳에 모인 까닭은?국내 최초로 '의료와 사회 융합연구' 과목 개설해 '융합연구' 시도하는 연세대 주목
  • 이혜선 기자
  • 승인 2017.07.01 06:00
  • 최종 수정 2017.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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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인 남편이 있는 여자가 그렇지 않은 여자 보다 혈압이 높을까?

친구의 존재는 나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개인 건강이 비단 그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 사람과 사회의 관계 속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스트레스, 흡연 익히 알려진 질병의 위험요인(risk fact) 조차도 개인 스스로의 문제를 넘어 환경적, 사회적 요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환경적 요인을 ‘융합’해 건강에 대해 살펴보는 연구나 활동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너무나 복잡하고 다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브란스의대와 연희대가 합친 지 60년을 맞아 올해 연세대 본교와 의료원 소속 6명의 교수들이 이러한 문제에 접근해보고자 팔을 걷어 붙였다.

국내에서 최초로 대학원에 ‘의료와 사회 융합연구’라는 융합과목을 개설한 것.

사회학과,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언론학과, 의과대학, 보건학과, 체육학과 등 전공이 다양한 대학생과 대학원생이 조를 이뤄 연구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로 연세의대와 사회과학대학에서 수행중인 코호트 연구자료들을 분석해 연구논문을 작성토록 했다.

(왼쪽부터) 이유미, 전용우, 염유식, 김현창 교수

참여한 교수들은 사회학과 염유식 교수,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김현창 교수, 내과학교실 김창오, 이유미 교수, 언론홍보영상학구 김용찬 교수,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전용관 교수 등이다.

이 교수들은 지난 2013년 연세대가 개원한 미래융합연구원(ICONS, Institute of Convergence Sciencd)에서 만났다.

자칭 타칭 연구에 도가 튼 교수들이지만 기초와 응용, 인문, 사회, 자연의 다양한 학문의 융합연구는 쉽지 않은 일이었고, 그러다 보니 보다 일찍 융합연구를 할 수 있었으면 어떠했을까라는 아쉬움을 갖게 됐다고.

이러한 아쉬움을 후배들이 겪지 않도록 의기투합한 결과가 ‘의료와 사회 융합연구’ 과목 개설이었다.

연세의대 김현창 교수는 “처음 과목을 개설할 때, 학기를 마칠 때 포스터 발표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는 게 목표라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려줬다. 처음 2~3주는 각 교수들이 진행 중인 연구를 소개했고, 그 다음에는 학생들에게 융합연구에 대한 의견을 내보라고 했다. 총 6개 조로 구성했고, 학생들과 여러 차례 논의하면서 융합연구가 될 만한 주제를 선정하도록 도와줬는데, 어느새 학생들 스스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주제를 선정, 연구하고 교수는 중간에 길잡이 역할을 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연세의대 내분비내과 이유미 교수는 “자발적인 주제 선정이 우리 과목의 특징이다. 6명의 교수가 하나씩 조를 맡아 개별 지도를 했고 중간에 (연구내용을) 발표도 했다. 다들 시작할 때와 달리 주제도 조금씩 바뀌었지만, 연구 완성도는 한층 높아졌다”라고 전했다.

전례없는 의료와 사회를 융합한 과목을 개설하고, 학생들을 이끈다는 게 베테랑 교수들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특히 한 과목을 6명의 교수가 나눠 참여하는 방식이 아닌 동시에 참여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6개의 강의가 추가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다른 강의들이 모두 끝난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연구 주제에 대한 논의를 하다보면 시간은 자정을 향하기 십상이었다고도 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염유식 교수는 “처음부터 우리 과목은 나눠 들어가는 방식을 지양하고 전부 함께 하기로 했다. 연구업적을 내는 걸 목표로 했기 때문에 기존 수업과는 상당히 달랐다"며 "그러다보니 조정해야 할 것도 많았고, 원래 수업 외에 추가로 수업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수업시간을 저녁 6시로 정한 이유다”라고 힘들었던 점을 토로했다.

또 편차가 있는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할지, 학점은 어떻게 줄지도 고민이었다고 했다.

교수도 학생도 시간과 열정을 배 이상 투자해야 했지만, 모두가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연구결과를 포스터 발표하던 날, 학생들이 자신감 있는 목소리와 눈빛으로 자신들의 연구를 하나하나 소개하던 때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유미 교수는 “시간도 모자랐고, 아는 분야가 아닌 부분을 지도하는 것도 겁났다. 몸이 힘들다기보다는 부담감이 컸다”면서도 “학부생도 섞여 있고, 분석연구를 안해 본 사람도 있는 등 각자 경험이 달라서 편차가 있었다. 팀을 어떻게 이끄느냐가 정말 중요했다. 그런데 포스터 결과 발표를 보니 모두들 처음보다 굉장히 많이 발전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스포츠학과 전용관 교수는 이번 융합과목 참여를 통해 스스로 배운 게 많다고 했다.

전용관 교수는 “사실 수업 하나에 6명의 교수가 동시에 투입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별로 힘들다고 느끼진 않았다.(웃음) 학생들은 상당히 밀도 있는 융합연구에 눈을 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융합연구를 지도하는 과정을 통해서 교수들도 서로에게 배웠다. 우리에게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이혜선 기자  lh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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