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주라면 3200만원 벌고 쪽박주라면 800만원 잃었을 것…정유년, 울고 웃을 바이오주 관심

지난해 바이오제약주에 투자했다면 얼마를 벌었을까?

바이오제약 산업의 국가전략사업 채택과 함께 국내사들의 신약개발 및 기술수출 등 잇따른 낭보로 바이오·제약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특히 2015년 수조원대 규모의 기술수출을 전후로 주가가 급등해 한때 연초 대비 10배 가량 주가가 올랐던 한미약품(2015년 1월2일 9만9,000원→2015년 11월27일 86만원)이 바이오·제약주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제1 금융권 기준 1% 중후반대의 낮은 정기예금 금리와 주식거래 모바일플랫폼개발, 코스피 단주거래 허용(2014년 6월) 등 주식투자 문턱이 낮아진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럼 1,000만원을 가지고 2016년 주식시장 개장일인 1월4일 바이오제약주에 투자했다고 가정할 경우, 주식시장 폐장일인 12월29일 바이오제약주의 수익은 얼마나 될까.

종가를 기준으로, 관련 협회와 증권사 등에서 바이오 부문으로 분류된 94개 업체(코스닥(44곳), 코스피(41곳), 2016년 이후 상장사(9곳))의 1년 주식동향을 분석해 봤다.

일부 업체들(유전자, 시약, 장비, 원료의약품, 동물의약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과 코넥스 시장은 제외시켰다.

주가가 해외 금리를 비롯한 국내외 경기·동향, 투자심리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업종 전반에 미친 환경적 요인들은 배제하고 종목별 이슈만 분석했다.


영진약품 324%↑ '대박' VS 보타바이오 84%↓ '쪽박'

분석결과, 대박주는 영진약품이었다. 영진약품은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324% 상승했다.

1,000만원어치 주식을 샀다면 2016년 주식시장 폐장 이후 보유주식 가치는 4,240만원이다. 차익으로 3,240만원을 번 셈이다.

1962년 설립돼 2003년 KT&G에 인수된 영진약품은 2016년 이전까지 주가가 1,000원~2,000원대를 머물며 주식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6년 4월 KT&G생명과학과의 합병 및 미국 임상시험 2상이 진행 중인 천연물 신약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 ‘YPL-001'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주가는 인수합병이 이뤄진 4월부터 급등했다. 영진약품의 현재 주요 제품은 항생제 세프카펜과 혈압강하제 코디핀, 요추관협착증 치료제 오파스트 등이다.

최대 쪽박주는 코스닥의 '보타바이오'였다.

보타바이오의 2016년 한 해 주가수익률은 마이너스 84%로,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수중에 남은 건 163만원이 된다. 836만원이 증발한 셈이다.

당뇨병 환자 심혈관질환 치료제 개발(임상 2상)과 건기식·화장품 사업을 하고 있는 보타바이오는 제품판매를 담당하는 자회사 씨놀월드의 출범을 앞두고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출범식이 진행된 2015년 4월10일에는 1만5,100원의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탔다.

특히 2016년 8월에는 보타바이오 대주주이자 유명 중견배우 견미리씨 남편인 씨놀월드 이홍헌 회장이 주가조작혐의로 구속되면서 급락했다.

지카바이러스·문재인 등 테마주 '급등'

연초에 비해 100% 이상 주가가 급등한 우리들제약과 명문제약은 시장에서 각각 문재인 테마주와 지카바이러스 테마주로 통한다.

실제로 우리들제약 최대주주인 김수경 회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주치의 이상호 우리들병원장의 아내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립한 법무법인부산과도 법률자문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우리들제약은 18대 대선이 치뤄진 2012년 초에도 주가가 급등해 같은 해 9월14일에는 3만9,496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일인 12월19일에 임박해서부터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해 선거직후 주가가 만원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최근에도 문재인 전 대표의 행보에 따라 함께 주목되고 있는 정치 테마주다.

우리들제약 주식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2016년 장마감 후 보유주식 가치는 2,582만원으로 1,582만원의 수익을 보게 된다. 이 회사의 주요 판매 의약품은 혈관치료제 알포레인연질, 혈압강하제 바르디핀 등이다.


모기 기피제 '모스넷 스프레이' 등을 판매하고 있는 명문제약은 지카바이러스가 유행한 덕을 톡톡히 본 종목이다.

명문제약은 보건복지부의 지카바이러스 법정감염병 지정 소식과 함께 투자자들에게 주목되기 시작해 바이러스 검출 및 감염자 발생 소식과 함께 상한가를 쳤다. 연초 1,000만원 투자시 연말에 추가로 1,083만원의 수익을 벌 수 있었던 이유다.

명문제약은 뇌기능장애 개선제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관련해 최근 뉴라렌주를 발매하기도 했다. 그외 이담제 씨앤유캡슐과 골격근이완제 에페신정, 대사성의약품 명문아트로다캡슐 등을 판매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선 미용·성형 관련 파이프라인을 가진 업체들이 수익률 1,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세포치료제 기업 테고사이언스로 화상치료제인 칼로덤과 홀로덤을 판매하고 있고 주름개선치료제 TPX-105의 조건부 허가 신청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16년 테고사이언스의 주가상승률은 91%로 연초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연말 벌어들인 차액은 905만원이다.

다음은 보툴리눔톡신인 보툴렉스와 히알루론산 필러(더채움)를 판매하는 휴젤이 주가상승률 69%로 테고사이언스 뒤를 이었다.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놓고 함께 공방을 벌였던 대웅제약은 수익률 -1%로 큰 차이가 없었으며 메디톡스는 30% 하락했다.

코스닥 주가수익률 3위는 최순실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선 차병원그룹 계열사 CMG제약이다.

CMG제약은 1,000~3,000원 사이를 오가던 주가가 2016년 3월부터 급등세가 시작돼 같은 해 5월 8,587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입에서 녹여먹는 필름형태의 개량신약 조현병치료제 '아리피프라졸OSF'의 미국 1상 임상시험 성공이 알려진 게 이 시기다.

내년이면 제품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가수익률도 63.4%로 50%를 넘어섰다.

CMG제약을 자회사로 둔 세포치료제 기업 차바이오텍은 7월 주가가 최고가 1만8,150원을 찍으며 오르내리다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해 줄기세포 사업이 박근혜 정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1만1,2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차바이오텍과 CMG제약은 차병원이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주식시장에서 반기문 테마주로도 분류된다.

한편 무허가 세포치료제를 차병원그룹 차광렬 회장 일가에 제공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는 2016년 주식시장 마감일인 12월29일 폐장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고 보도됐다.

한미·휴온스글로벌·에스텍파마·삼성제약 등 '반토막'

투자금을 두 배 이상으로 불려준 종목들이 있다면 원금을 반토막 낸 종목들도 있다. 코스피 시장에선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가 나란히 수익률 꼴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성과로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2016년 1월4일 주당 72만3,000원으로 시작된 한미약품 주가는28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비소성 폐암치료제 올리타정의 임상시험 부작용 사망자 발생 이슈와 베링거인겔하임의 개발 계약포기 소식이 주가에 결정타를 날렸다.

2016년 주식개장과 함께 한미약품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397만원만 손에 쥐었단 뜻이다.

지난 2014년 젬백스앤카엘에 인수돼 판토에이와 우황청심원, 까스명수 등을 판매하고 있는 삼성제약 주식도 반토막이 난 종목이다.

삼성제약은 1월7일 일찌감치 9,573원 최고가를 찍고 하향곡선을 그렸다. 삼성제약 주가하락은 대외 불확실성 요인을 제외하고는 운영자금을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6월30일 공시)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코스닥에선 휴온스글로벌이 50%대 역성장을 보였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휴온스와 분할돼 6월3일 코스닥에 재상장된 데 따라 주가가 조정된 것이라고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 휴메딕스는 히알루론산 기반의 관절주사제 하이히알주, 의료기기, 화장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같은 시기 주가가 43% 빠졌다.


올해 상장된 9개의 코스피 및 코스닥 바이오제약주들도 대부분 하락한 상태로 주식장이 마감됐다.

이들 총 94개 바이오제약 업체의 40%인 38개 종목은 2016년 상승했고 60%인 56개 종목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별로는 코스닥 종목의 39%(17개)가 상승·61%(27개)가 하락했고 코스피 종목의 46%(19개)가 상승·54%(22개)가 하락했다.

한 바이오벤처 업체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대내외 환경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주가가 낮아진 상태라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제품이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이슈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한편 2016년 장마감 기준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바이오제약 업체는 셀트리온(12조5,227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9조9,909억원), 한미약품(3조5,615억원), 유한양행(3조1,879억원), 메디톡스(2조171억원), 녹십자(1조8,348억원), 바이로메드(1조6,515억원), 영진약품(1조5,666억원), 제일약품(1조1,984억원), 녹십자홀딩스(1조1,193억원), LG생명과학(1조1,189억원), 휴젤(1조545억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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