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에도 의정 대화 지연…의료계 내부 불만 고조
복귀 희망 전공의들, 서울시醫에 9월 복귀 구체적 조건 제시
"의협·대전협 방관만…우리 목소리 듣고 길 열어 달라"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의정 갈등이 전환점을 맞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의정 대화가 본격화되지 않으면서 의료계 내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각 구성 이후 대화를 준비하겠다는 대한의사협회를 향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뜻이냐"는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오히려 복귀를 막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수련 현장 복귀를 희망하는 전공의들의 움직임도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전공의 200여명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중심으로 오는 9월 하반기 모집에 응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달라질 것"이라며 대선 직전 열린 5월 추가 모집에 지원하지 않았지만, 더는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최근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에게도 복귀 의사를 전달했다. 황 회장은 의료계 내에서 의정 간 대화 재개와 전공의·의대생 복귀 방안 마련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전공의 A씨는 자신을 "대전협 기조와 달리 복귀를 희망하는 사직 전공의"라고 소개하며, "사직 전공의 200여명이 모인 단체 카톡방에서 나온 의견을 정리해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제시한 '9월 복귀 전제 조건'은 크게 다섯 가지다.
먼저 9월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는 기존 정원과 별도 정원으로 복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미 입대한 사직 전공의도 복무를 마친 후 별도 정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향후 몇 년간 다음과 같은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전문의 자격시험 8월 추가 실시 ▲인턴·레지던트 9월 추가 모집 활성화 ▲입대 시기 조정(3월 외 9월 추가 입대 가능) 등이다.
A씨는 "이런 전제가 충족된다면 복귀 의사가 있는 전공의가 절대 적지 않다"면서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목소리에 귀 기울여 길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의협·대전협 방관만…이제는 새 정부와 협력할 때"
전공의들이 이처럼 나선 배경에는 "의협과 대전협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의식이 깔려 있다. 정권 교체 후 의정 대화를 기대했지만, 의료계 의견 수렴은 없고 정부·여당에 제시할 구체적인 협상안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대전협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의협 부회장)이 지난 5월 전공의 추가 모집에 응하지 말라고 공지한 이후 "구성원과 아무런 소통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대로면 "또다시 복귀를 막는 행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에 분노했고, 책임자 문책과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는 새 정부와 협력해 국민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과거의 책임을 묻기보다, 미래를 향할 때"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여당과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 한시적으로 교육·수련을 유연하게 운영하면 전반기 공백을 연내 충분히 보완하고, 내년 수련 부담과 현장 혼란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목소리가 외부에도 전달돼야 한다. 누군가는 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용기를 낼 이들을 기다리겠다. 서울시의사회도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믿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관련기사
- 출구 못 찾는 의정 갈등…"이재명 정부에 '요구' 아닌 '답' 보여줄 때"
- "의대생·전공의 벼랑 끝인데…언제까지 정부에 기댈 건가"
- 의학계 원로 "의대 정상화, 정부가 해주길 기다리면 안 돼"
- 새롭게 바뀐 판, 의정갈등 해결하려면? “의료계 힘 합칠 준비돼야”
- "의료계가 망가졌다"…이진우 의학회장, 醫政 신뢰 회복 강조
- "'침묵하는 다수' 전공의 지쳐가…대안 세워 정부와 협상 나서야"
- “의대 트리플링 현실…政, 교육 정상화 방안 강구해야”
- "이재명 정부, 의료 정상화 의무 회피 말라" 대책 요구 빗발쳐
- 교육부 “의대 학사 유연화 없다” 선그어
- 의협·대전협, 내부 우려에도 기존 입장 '고수'…"서두를 필요 없다"
- 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 “실망만 안겨” 사퇴 의사 밝혀
- 전공의 ‘단일대오’ 무너지나…복귀 협상 요구 커져
- 박단 물러난 대전협…임총서 ‘협상’ 방점 찍힌 비대위 구성되나
- 대전협 새 집행부 구성 움직임에 정치권도 ‘촉각’…대화 물꼬 트일까
- 장관 인선 의정갈등 국면 전환될까…"인적 교체로 대화 동력 생길 것"
- 박단 사퇴 전환점 될까…"공백 최소화해 정부와 협상해야"
- 박단 여파 의협으로…전공의 임원 4명 전원 사퇴 의사 밝혀
- 조규홍 장관 “전공의들에게 미안한 마음” 재차 사과
- 대전협 새 비대위원장에 한성존 서울아산 대표…9월 복귀 논의하나
- 의대 증원해 놓고 예산은 삭감…여야 “학생 복귀 독려 의지 없나”
- "의료 정상화 논의" 대전협 새 비대위 출범에 의정 대화 기대↑
- 이주호 장관, 교육위 불참…"정권 바뀌니 의대 문제 안챙기겠단 건가”
- 의정 대화 기대 속 대전협 임총 개최…"의료 정상화 방안 모색"
- 서울醫, 민주당에 ‘의정갈등특위’ 요청…“전환점 마련해 달라”
- 박단 등 전공의 임원 사표 수리 '아직'…"소통 문제 없다"
- "국회·정부 아우른 '의정갈등 특위' 설치하고 수련·교육 정상화로"
- 사직 전공의들 76% "다시 수련하려면…윤석열 의료개혁 재검토"
- 의대생 언제·어떻게 복귀하나…의대협, 내부 의견 수렴 돌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