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사퇴 '당혹' 속 리더십 변화→사태 해결 기대도
"분위기 전환 필요"…의협·의대협 기조 변화로 이어질까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현장 복귀 의사를 밝히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나면서, 전공의와 의대생 사회 분위기도 급변하고 있다. 일시적인 리더십 공백을 딛고 국면 전환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전공의들은 박 전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결정이 당혹스럽다면서도, 박 전 위원장이 주도해 온 강경 대응에 변화가 있으리라 내다봤다. 전공의들은 박 위원장 사퇴로 내부 갈등을 수습하고, 이를 사태 해결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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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권 대형 수련병원인 '빅5' 병원 사직 전공의 A씨는 25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박 위원장이 그간 전공의 여론보다는 본인 판단에 의지해 사태를 끌고 왔는데, 사퇴 결정도 마찬가지라 아쉽다"면서도 "박 전 위원장 영향력에 가려졌던 다양한 의견이 이제 표출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경상권 수련병원을 사직한 B씨도 "현재 혼란은 한 번은 겪고 지나가야 할 과정"이라면서 "리더십 변화가 사태 전환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으로 리더십 공백은 최소화돼야 한다고 했다. 전공의 사회 여론 수렴이 늦어지면 '협상'에 불리할 거란 우려다.
전라권 수련병원 사직 전공의 C씨는 "전공의 대표가 정당과 대화하는 것과 일부 병원이나 모임이 각각 대응하는 건 다르다. 지엽적인 대화가 반복되면 정보 불균형이나 새로운 내부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피해를 줄이려면 빠르게 새 대표를 세우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경상권 수련병원 사직 전공의 D씨도 "대전협 대표단을 조기에 구성하고 전체 전공의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면서 "강경파·온건파·중립으로 나눌 때가 아니다.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대정부 협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대생 사회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그간 대전협 기조에 보조를 맞춰온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가 학사 조치나 학사 일정 조정 특례는 주지 않겠다고 못 박은 만큼, 외부 환경 변화만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 의대 재학생 E씨는 "이달(6월) 중에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은 꾸준히 있었다. 전공의와 의대생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인 여론 점검은 필요하다"고 했다. 전라권 의대를 다니는 F씨 역시 "'지켜보자', '기다려보자'는 태도에서 벗어나 복귀를 위한 구체적인 환경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대 재학생 G씨도 "갈등을 피하고자 논의를 회피하기보다는, 각자의 생각을 공유할 때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박 전 위원장 사퇴로 의료계가 곧장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정 대화 전 정부의 의료 정책 실책부터 짚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의협 부회장직도 내려놓겠다고 했으나, 의협 집행부는 유보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의협 관계자는 "대전협 리더십은 의협이 간섭할 영역이 아니다. 박 전 위원장과 각 수련병원 대표를 포함해 전공의들이 이끌어 갈 문제"라면서 "의협 부회장으로서 거취는 오늘(25일) 오후 의협 상임이사회를 거쳐봐야 할 듯하다"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집행부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의 사퇴는 전공의 대표로서 대전협 회원 여론에 답한 것이다. 확대 해석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의협은 지금까지 해온 대로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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