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제주도가 설립 추진 중인 녹지국제병원이 최근 운영주체 논란을 겪은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가 국내 의료기관의 영리병원 우회투자를 막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 지사는 22일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내 병원의 (제주 영리병원) 우회투자를 반대한다. 그 부분은 철저히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제주도가 설립을 추진하던 녹지국제병원은 제 2투자자인 북경연합리거 의료투자유한공사(BCC)의 실제 운영 주체가 국내 유명 성형외과 원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실상 국내 의료기관의 영리병원 설립 추진이라는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에 제주도는 최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던 영리병원 설립 신청을 철회한 바 있다.

원 지사는 녹지국제병원의 설립 목적이 외국인 환자 유치임을 분명히 강조하며 국내 병원의 투자는 막겠다고 했다.

원 지사는 “내국인에 의한 국내 영리병원은 지금도 반대한다. 제주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이 투자해 설립한 병원으로, 설립되면 외국인을 상대하게 된다”며 “제주도가 특별자치도이고 국제자유도시이기 때문에 외국투자가 들어와야 외국관광객을 마케팅에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만 의료업을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시민사회단체에서 우려하는 국내 건강보험체계에 영향을 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는 원희룡 지사가 모 성형외과가 녹지국제병원 제 2투자자의 실질적 운영주체임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제주도에 녹지국제병원 설립허가 취소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녹지국제병원은) 외국인을 겨냥한 병원이지 내국인을 겨냥한 병원이 아니다. 이를 자꾸 혼동시켜서 국내 건강보험체계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과장되고 편파적인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녹지국제병원은 복지부가 사업승인계획 신청을 철회하자 개설법인을 변경해 다시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