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발표에 “어떻게 이런 결과 나왔는지 의문”…의대 신설 등 확대 해석 경계도

[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오는 2030년에 의사 공급이 최대 1만명 부족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것에 대해 의료계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사연은 지난달 30일 의사 인력이 오는 2025년부터 부족해져 2030년에는 최대 9,960명이 부족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건의료인력 수급 중장기 추계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보사연의 연구결과에 대해 조사방법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분위기다.

A대병원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보사연의 연구는 ‘나쁜 연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구 원문을 구할 수 있으면 철저히 리뷰해보고 싶다”며 “적정 의사 수와 관련해 여러 측정 방법이 있는데 이번 연구는 어떻게 결과가 나왔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는 매년 의사들이 배출되고 그에 비해 퇴직은 많지 않다. 때문에 의사가 누적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정말 과학적으로 진행된 것인지 궁금하다. 지금으로서는 비전문가가 수행한 연구 같다”고 혹평했다.

B의대 교수도 “의사 수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라니 당황스러운 결과”라며 “이전에 의사 인력 공급이 과잉될 것이라는 보고서도 있었는데 이번 연구 결과로 어떤 관점에 서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의사인력 공급 부족이라는 추계결과가 의대 신설의 필요성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B의대 교수는 “매년 퇴임하는 의사들보다 더 많은 의사들이 배출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의대와 부속병원 경영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사인력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굳이 의대를 신설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기존 의대에서 배출되는 의사인력을 현행보다 늘리는 것이 오히려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의사회 이용진 기획부회장도 “2030년이면 의사 수가 부족할 것이라는 연구는 결국 의대 수 증가로 이어진다”며 “의대 신설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OECD 평균 의사 증가율인 6.9%보다 한국의 의사 수 증가율이 25%로 가파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은 외국에 비해 임상에 종사하는 의사 수도 많다. 여기에 몇몇 의대는 부실 교육과 수련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의대 숫자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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