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추가 협상 전까지 인력충원 약속해놓고 무단이탈 이유로 일제 감봉처분전공의들 "누가 제 목소리 내겠나"…병원 "징계와 별도로 개선조치 진행중"

[청년의사 신문 양금덕]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ist) 채용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던 인천의 A대학병원 내과 전공의들이 근무이탈로 무더기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당시 이 병원 전공의들은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 인력만 남겨 둔 채 파업에 들어갔고, 병원 측이 응급실 전담인력 등을 약속, 3일만에 업무에 복귀했지만 결국 인력충원 약속은 이뤄지지 않은 채 돌아온 것은 감봉 등의 징계였다.

A대학병원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은 지난달 27일 내과 전공의 대표를 포함해 총 20명에게 감봉 처분을 내렸다. 특히 내과 전공의 대표는 3개월, 그외 19명에게는 1개월의 감봉 처분이 내려졌다.

A대학병원은 지난 1월 17일 내과 전공의들이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과중을 토로하며 최소인력만 남겨두고 파업에 들어가자 PA(Physician's Assistant)와 응급실 야간당직을 위한 내과 전문의 채용을 약속하고 3월 중 추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추가 인력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수련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했던 전공의들에게 무더기 징계처분이 내려진 것이다.

A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파업을 했다고 해서 전공의에게 징계를 내린 경우는 최근 몇년간 없었던 일"이라며 "인력충원 문제도 사실 유야무야 넘기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내과 전공의들의 파업 이후 병원측의 인력충원 조치가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현재 중환자실 인턴 2명을 내과 근무토록 지시한 상태이며 PA 1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여기에 최근 응급실 전담 전문의(응급실 야간당직 전담 내과 전문의) 1명을 모집했고, PA 1명도 추가로 모집중이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아직 파업에서 복귀할 때 했던 병원 측이 했던 약속들이 다 이행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징계까지 이뤄져 전공의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병원측은 징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무단이탈에 따른 책임을 물어 사내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일 뿐 수련환경 개선 약속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징계가 우리 병원만의 특별한 것도 아니며, 징계와는 무관하게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조치는 이뤄지고 있다"면서 "PA 추가 채용 등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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