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KIST, 단백질 표지자 절대 정량 분석 기술 개발

[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앞으로 극소량의 환자 혈액만으로도 암 진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 공동연구팀 구성 및 연구진행 과정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김영수 교수와 KIST 이철주 박사 공동연구팀은 최근 질량분석기의 다중반응검지법을 이용해 유방암 세포 시료 극미량 1μg(1/1000 mg)으로 319개 단백질 표지자의 절대 정량을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암은 증식과정에서 고유의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데 혈액을 뽑아 암세포가 분비한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는 것이 종양표지자 검사다.

정확한 암 검진을 위해서는 CT, MRI, PET 등 각종 영상검사를 해야 하지만 이러한 검사는 고비용이고 방사선 다량 노출의 위험으로 매달 반복적으로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종양표지자 검사는 저렴한 비용에 정기적으로 암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검사 역시 종양표지자마다 새로운 항체 분석법을 개발해야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각 실험실마다 편차가 커 표준화된 값을 얻기 어렵다.

이러한 고민에서 개발된 것이 질량분석기를 이용한 다중반응검지법이다. 이 검사법은 극미량인 1μg의 시료로 100~300여개의 단백질 표지자를 한 번에 정량할 수 있다.

어떤 단백질이 암 표지자인지 밝혀지면 극미량의 피 검사로 수십 개의 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한 방울의 혈액에 100개의 단백질 표지자가 있으면 특정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전처리해 단백질 단편으로 만든 뒤 전자 스캔으로 질량(Q1)을 측정한다.

이후 같은 단백질을 또 다시 단백질 파편으로 만든 뒤 질량(Q3)을 측정한다. 100개의 단백질 질량 값을 질량분석기에 입력한 뒤, 검사하려는 혈액을 질량분석기에 넣는다.

질량분석기를 통해 1,000분의 1초 단위로 단백질 입자를 스캔해 파악한 질량을 미리 입력한 고유의 질량 값과 대조하면 단백질 정량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백질의 질량 값은 지문처럼 고유의 값을 갖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30개의 유방암 세포주 화학적 전처리 후 발생한 319개의 단백질 단편 시료 중 162개를 한국과 미국 서부, 동부 등으로 이송해 단백질을 정량했다.

세 곳의 분석치 변화 평균치는 0.2%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는 언제 어디서든 동일한 질량분석기와 검사법으로 동일한 단백질 정량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영수 교수는 “개인 맞춤의학 도래에 따라 대규모 단백질 표지자를 절대 정량 분석할 수 있다면 공통 기술 개발이 가능해져 단백질 표지자의 분석과 의료 산업 기술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초고속 다중 단백질 표지자 분석이 가능하면 초저가의 혁신적 의료 분석 장비도 개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Nature Methods 12월호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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