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심리학과 건강

[청년의사 신문 박진영] ‘건강한 습관이 중요하다’라는 얘기는 다들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을 것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습관이란 반복된 학습을 통해 획득된, 별다른 노력없이 자동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행동이다. 예컨대 아침에 눈을 뜨면 비몽사몽하면서도 세수를 하고 이를 닦는다. 그 다음은 익숙한 순서에 맞춰 아침밥을 차려 먹거나 옷을 입는 이 일련의 행동은 사실 꽤 복잡한 것들이지만 반복을 통해 ‘자동화’됐기 때문에 큰 노력과 고민없이 이들을 잘 해내게 된다. 이렇게 습관이 된 행동을 통해 우리는 매일 아침 ‘세수를 어떻게 하더라?’, ‘밥을 먼저 먹을까, 옷을 먼저 입을까?’같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건강과 관련해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어떤 음식들을 주로 먹는지, 운동을 얼마나 자주 하고 어떤 운동을 주로 하는지와 관련된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이런 습관적 행동은 반복을 통해 우리의 아침을 포함한 일상을 지배하게 된다. 한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습관이 우리의 일상뿐 아니라 어렵고 힘든 순간들도 강하게 지배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가득한 시험기간 동안 학생들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습관적인 행동들이 유독 두드러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평소에 안 좋은 식습관을 갖고 있던 학생들은 더 안 좋은 식습관을, 반대로 평소에 좋은 식습관을 갖고 있던 학생들은 여전히, 또는 더 건강한 식습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운동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평소에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여온 학생들은 시험기간에 더 많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새로운 행동 방식을 고민할 여유와 자원이 없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가장 익숙한 행동들을 평소보다도 더 반사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라고 봤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는 의지보다 몸에 익숙한 행동들이 우리를 끌고 가게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크고 작은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간다는 걸 고려하면 작은 습관 하나를 잘 들여 놓는 것이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Neal, D. T., Wood, W., & Drolet, A. (2013). How do people adhere to goals when willpower is low? The profits (and pitfalls) of strong habits.?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104, 959.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