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 해저드/김명주 역/492쪽/2만4800원

자궁은 인간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장기다. 동시에 여성에게만 존재하는 생식기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복잡한’ 오해를 받아왔다. 이런 자궁에 대한 과학·역사·문화 이야기를 다각도로 살피는 신간 <자궁 이야기>가 발간됐다.

저자인 리어 해저드(Leah Hazard)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조산사로서 의료 현장에서 만난 환자들의 사례·고백과 과학자·연구자들의 연구·논문 결과 등을 한데 모아 정리했다. 이를 통해 여성들의 자궁에 대한 고민과 과학이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책은 생리부터 수정, 임신, 수축, 진통, 상실, 제왕절개, 산후, 폐경으로 이어지는 자궁의 여정과 이에 관련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예를 들어 자궁을 이식 받아 출산한 사람부터 인공 자궁을 통해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연구, 쥐들에게서 자궁을 제거한 직후 지능이 저하됐다는 결과가 나온 실험 등 자궁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다.

또한 자궁이 마주한 여러 상황을 각 장의 주제로 삼아 이를 대하는 상반된 관점을 함께 다루며 자궁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2장에서는 ‘생리’를 다루며 효율적인 삶을 위해 생리를 선택사항으로 두는 ‘#생리는선택’ 운동을 함께 살펴본다.

그리고 현대 의학이 각 여성들의 자궁 사이의 차이를 무시한 채 단일한 매커니즘과 해답을 제시하면서 분만 촉진제를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게 된 현실과 이에 대한 대안을 찾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자궁의 다채롭고 놀라운 이야기는 우리에게 더 복잡하고 미묘한 현실을 볼 것을 권유한다. 그것은 바로 모든 몸에 있는 자궁은 훌륭하고 소중하며,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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