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PARP 억제제 부재 속 전통 제약사 개발 박차
다임바이오 'DM5167' 1상 승인…“기존 약제 한계 극복”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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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약품, 일동제약 그리고 바이오벤처 다임바이오가 국산 PARP 억제제 개발을 놓고 3파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다임바이오의 주요 경영진이 제일약품과 일동제약 출신이라는 점에서 향후 개발 경쟁에 더욱 눈길이 모인다.

PARP 억제제는 DNA 손상을 복구하는 효소인 PARP를 차단하는 약물로, 암세포의 DNA 복구 과정을 방해해 암세포를 죽이거나 성장을 억제한다.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암 환자에게 효과적이며, 이러한 유전자 변이는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에서 발견된다.

현재까지 개발된 PARP 억제제에는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 아스트라제네카)’, ‘제줄라(성분명 니라파립, 다케다)’, ‘탈제나(성분명 탈라조파립, 화이자)’, ‘루브라카(성분명 루카파립, 파마앤)’ 등이 있으며, 국내에는 린파자, 제줄라, 탈제나가 허가됐다.

아직 국내 기업이 상업화에 성공한 PARP 억제제는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전통 제약사인 제일약품과 일동제약이 국산 PARP 억제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PARP 억제제를 주요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제일약품은 R&D 전문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PARP와 PARP의 한 종류인 탄키라제(Tankyrase)를 이중으로 저해하는 ‘네수파립(코드명 OCN-201/JPI-547)’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난소암 2상 임상시험, 췌장암 1b상을 진행하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해 3월 미국암학회(AACR 2023)에서 2건의 네수파립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같은 해 6월에는 스페인에서 개최된 국제학회 ‘페이지(Population Approach Group in Europe, PAGE)’에서 약동학·약력학 모델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네수파립이 1세대 PARP 억제제 치료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내성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수파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췌장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상태다.

일동제약은 현재 아이디언스를 통해 PARP 억제제 후보물질 ‘베나다파립(코드명 IDX-1197)’을 개발 중이다. 아이디언스는 일동제약그룹 지주사 일동홀딩스의 R&D 전문 자회사로, 베나다파립의 목표 적응증은 위암, 유방암, 난소암, PARP저해 내성암 등이다.

아이디언스는 지난 1월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 2024)에서 위암 3차, 4차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베나다파립과 이리노테칸 병용요법을 시행한 1상 중간 결과를 포스터 발표하기도 했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베나다파립과 이리노테칸 적용 용량을 탐색해 병용 투여한 결과 환자 11명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은 36.4%,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5.6개월로 확인됐다. 상동재조합결핍(HRD)을 가진 위암 환자군(5명)에서는 ORR이 60%로,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올해 기술특례상장을 준비 중인 아이디언스는 내년 베나다파립 허가를 위한 2/3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바이오벤처인 다임바이오 또한 PARP 억제제 개발에 출사표를 던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1일 다임바이오의 항암제 후보물질 ‘DM5167’ 1상 임상시험 IND(임상시험계획)를 승인하면서 본격적으로 임상 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임바이오는 삼중음성유방암, 난소암, 신장암, 췌장암, 두경부암 및 뇌전이암 등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DM5167을 경구 투여해 안전성, 내약성, 유효성 및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하고 약력학적 특성을 탐색할 계획이다. 현재 등록된 임상시험 실시기관은 서울대병원이다.

특히 다임바이오의 주요 경영진이 현재 PARP 억제제를 개발 중인 제일약품과 일동제약 출신이라는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다임바이오는 제일약품 중앙연구소장을 역임한 김정민 박사가 2020년 설립한 기업으로, 일동제약 중앙연구소장 출신의 강재훈 박사가 CTO를 맡고 있다.

다임바이오는 PARP-1 선택적 억제제인 DM5167가 1세대 PARP 저해제에 비해 혈액독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임바이노는 AACR 2023에서 DM5167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다임바이오 김정민 대표는 “PARP 억제제 시장은 2026년 10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며 “그동안 다양한 동물모델에서 DM5167의 우수한 항종양 효능 등이 입증된 만큼 실제 환자 대상 1상에서도 기존 약제에 비해 긍정적인 안전성과 효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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