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희귀질환 중증장애 학생 입학·졸업 축하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가 지난 14일 사지마비와 호흡장애를 넘어 대학 입학과 졸업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특별한 입학식과 졸업식을 개최했다(사진제공: 강남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가 지난 14일 사지마비와 호흡장애를 넘어 대학 입학과 졸업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특별한 입학식과 졸업식을 개최했다(사진제공: 강남세브란스병원).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희귀질환 환자들의 희망을 그리는 특별한 입학식과 졸업식이 열렸다. 지난 14일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에서 열린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행사가 바로 그것이다.

올해로 10회째 열린 이번 행사는 사지마비와 호흡장애를 넘어 대학 입학과 졸업을 맞은 입학생 8명과 졸업생 5명을 축하하는 자리로 학생 가족들과 호흡재활치료를 통해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선배들, 강남세브란스병원 송영구 원장과 병원 관계자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김정석 상임이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근육병, 루게릭병, 척수성근위축증과 같은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질환을 앓는 환자는 서서히 근육이 퇴화해 온 몸의 근력이 마비되고 시간이 지나면 호흡근육마저도 약해진다. 신경근육계 희귀질환 환자 대다수는 학업은 물론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다.

하지만 적절한 호흡재활치료를 받으면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면서도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호흡재활이 희귀질환 자체를 완치시킬 수는 없지만 환자의 삶을 향상시키고 수명도 연장시킬 수 있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 예정인 권정욱 씨는 “고난의 순간마다 포기하지 않았고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몸이 불편하다는 제약과 두려움을 넘어 사회로 나아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예원예술대 컴퓨터애니메이션학과에 입학 예정인 김선호 씨의 아버지 김연준 씨는 “호흡재활치료 덕분에 오늘처럼 기쁜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며 “물심양면 돌봐주신 의료진과 질환을 이겨내고 학업을 이어나가는 학생 모두를 응원한다”고 했다.

이날 대한호흡기보조기서비스협회는 졸업과 입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개인 미술작품으로 달력을 만들어 호흡재활센터를 후원한 강남세브란스 치과병원 신수정 교수가 환우들에게 기념품을 선물했다.

지난 2000년 국내 처음으로 호흡재활치료를 도입한 호흡재활센터 강성웅 소장(재활의학과 교수)은 “호흡재활치료 전에는 인공호흡기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제한된 삶을 살았던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 학업이 가능하게 됐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대학 입학과 졸업하기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호흡하기 힘든 순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학업의 끈을 놓지 않은 환우들 이야기가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을 향한 선입견과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우리 사회 막힌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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