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고령화를 대비하라①] 환자 고령화 원내 문제 부각
입원 적체, 업무 가중 등 발생…"지방 병원은 더 심각"

2023년 12월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사아 고령인구비율이 19%로 이미 초고령사회 문턱에 있지만 병원 내 고령 입원환자 비율 증가는 사회 고령화 속도보다 훨씬 빨리 하루 빨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2023년 12월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사아 고령인구비율이 19%로 이미 초고령사회 문턱에 있지만 병원 내 고령 입원환자 비율 증가는 사회 고령화 속도보다 훨씬 빨리 하루 빨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정의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나라 중 하나다.

통계청의 고령인구비율 통계에 따름면 2023년 12월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인구비율은 19.0%로 이미 초고령사회 문턱에 와 았다. 하지만 사회적인 고령화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증가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의료기관 입원환자 고령화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 고령인구 점유율 증가보다 빠른 고령환자 점유율

서울아산병원이 자체적으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고령환자 점유율 증가폭을 살펴본 결과, 해당기간 동안 전체 입원환자 중 65세 이상 입원환자 점유율은 4.1%, 외래환자는 6.2%, 응급실 환자는 9.7% 각각 증가했다.

이는 모두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 점유율 증가폭인 3.9%를 상회하는 수치로, 사회 고령인구 증가보다 병원 내 고령환자 증가 폭이 빠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입원환자 증가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65세 이상 74세 미만이 4.2%, 75세 이상 84세 미만이 3.2%, 85세 이상이 8.7%로, 65세 이상 고령환자 중에서도 85세 이상 환자의 점유율 증가폭이 가장 컸다.

고령환자 비중이 높은 진료과를 살펴보면 2017년 기준으로도 비뇨기과는 전체 외래환자 중 50% 이상이 65세 이상 환자였다.

이 외 혈관외과, 신경과,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마취통증클리닉, 천식센터 등이 40%, 안과 간담도췌장외과, 신장내과 위장관외과, 대장항문외과, 정형외과, 종양내과 등이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시니어환자관리팀장)는 “지역사회에서 느끼는 고령화에 비해 의료 현장, 특히 상급종합병원에서 느끼는 고령화 체감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우리 병원 고령화 속도 데이터만 봐도 국가 고령화 속도의 2~3배 ”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병원을 찾는 고령환자가 많아지면 입원환자 중 고령환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당연히 증가한다. 현장에서 체감하기로는 한 병동에 환자가 50명이라면 수년 전에는 20% 정도가 고령환자였는데 이제는 거의 30%는 고령환자”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전공인 노년내과 특성상 고령환자를 많이 진료하는데, 10년 전 노년내과를 찾는 환자의 평균연령층이 74세 언저리였다면 지금은 84~87세 정도로 높아졌다며, 노년내과의 상황이 결국 5~10년 뒤 다른 과들의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장 교수는 “예전에는 고령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어느 수준까지 치료를 한 후 스스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80~85세가 돼도 항암치료를 받고 내시경 같은 힘든 치료도 받는다”라며 “이런 분들이 한번 치료를 시작하면 몇년 간 이어지는데 이게 고령환자 점유율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대형병원 고령환자 증가, 국민에게 피해

대형병원들의 고령환자 점유율이 높아지면, 환자 적체로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했다.

장 교수는 “치료는 물론이고 교육, 연구 등 사회에서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 요구하는 것들이 있는데, (병원 내 환자 고령화가 심해지면) 치료 자체는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치료 후 퇴원으로 이어지는 회전이 안돼 젊은 환자들이 수술을 받기 위해 오래 기다려야 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그는 “병원들이 치료기술이 없어 환자를 빨리 치료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고령환자 특성상 입원이 길어져 치료가 늦어지는 현상이 이어지는 것”이라며 “지역 400병상 규모 병원에 65세 이상 환자가 60% 정도 되면 이미 요양병원화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령환자 증가, 병원 내 업무에도 영향

병원 내 고령환자 점유율 증가는 병원 내 다양한 업무에도 영향을 준다. 고령환자 특성상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진료 후 설명이나 복약지도 등에서 일반환자에 비해 더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일반환자들에게는 문제가 없는 로비 문턱, 주차구역, 키오스크를 통한 접수와 수납 등 병원 내 모든 부서에서 노인환자 증가로 인해 업무 로딩이 증가한다.

아직까지 일선 병원들이 이같은 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진 않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비슷한다.

지방 한 국립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고령환자 증가로 인해) 업무강도가 높아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혼자서 걷지도 못하는 환자들이 병원까지는 운전을 해서 오기도 하고 원내 접촉사고도 있다. 직원들이 환자 안내하는 부분에서도 어렵다. 서울 수도권보다 (고령인구가 많은) 지방은 (고령환자 증가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원내 QI실에서 낙상사고 관리하고 치매환자는 팔찌 채워주고 하는 등이 전부며 특별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병원계에서는 예전부터 소아환자처럼 노인환자에 대한 연령가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지방의 한 병원 관계자는 “최근 고령환자 증가를 느끼고 있지만 따로 점유율을 분석하거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령환자 증가로 병원 내 업무 로딩이 커지고 있는 부분은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무작정 인력을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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