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매학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 개최
최성혜 신임 이사장 "합병증 치료 지연 등 악영향"

대한치매학회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회관에서 2024년도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청년의사).
대한치매학회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회관에서 2024년도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청년의사).

전공의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면 치매 환자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주로 외래를 중심으로 치료가 이뤄지지만 합병증이 갑작스레 발병할 경우 제때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치매학회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회관에서 개최한 2024년도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양동원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신경과)은 치매 치료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외래를 기반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어 현 사태 이전과 이후 별 차이는 없다고 했다. 양 이사장은 이날을 기점으로 이사장 임기를 마쳤다.

양 이사장은 “치매 환자들은 주로 외래로 오다 보니 예전과 지금은 별 차이가 없다”면서도 “현재 상급종합병원의 가장 큰 문제는 수술하는 진료과다. 수술 이후에 중환자 관리에서도 전공의가 필요하기에 더 문제가 크다. 그러나 치매와 관련해 신경과의 경우 영향이 많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이사장 임기를 시작한 최성혜 신임 이사장(인하대병원 신경과)은 현재로서는 전공의 사직의 영향이 적지만 장기화될 경우 합병증이 생긴 치매 환자들이 곤란해질 수 있다고 했다.

최 신임 이사장은 “그러나 치매 환자 중 합병증에 걸렸을 경우엔 조금 곤란해질 수 있다”며 “합병증으로 폐렴에 걸렸을 경우에는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그 외의 경우엔 응급실에 내원해도 다른 곳으로 전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외래 환자가 줄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영향을 분명히 받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치매 외래 환자들도 줄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치매 비대면 관리, 재진에 한정해야…다만 한계도 있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정부의 치매 정책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우선 임원진들은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시작하는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에서 시행될 예정인 치매 비대면 관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재진에 한해야 하며 상태가 악화될 경우 제때 치료받을 수 없다는 점을 한계점으로 꼽기도 했다.

양 이사장은 “초반에는 여러 검사를 하느라 치매 환자가 병원에 내원하지만 그 다음 과정에선 보호자가 대신 오는 경우도 많다”며 “검사할 부분이 있으면 방문하고 그렇지 않으면 비대면으로 의사가 상태를 관리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단, 재진에 한해서다”라고 말했다.

최 신임 이사장은 “치매 환자가 안정적일 때에는 비대면 관리가 나을 수 있다. 그러나 가끔 내원한 환자를 보면 상태가 안 좋을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약을 타러 왔는데 검사를 해봤더니 빈혈이 심한 경우가 있다”며 “비대면 관리로는 환자 상태 파악이 늦게 이뤄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대한치매학회 최성혜 신임 이사장은 치매 환자에 대한 비대면 관리에 있어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청년의사).
대한치매학회 최성혜 신임 이사장은 치매 환자에 대한 비대면 관리에 있어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청년의사).

윤석열 정권 치매 정책, 전 정권과 큰 차이 없어

치매 관리 정책에 있어서는 전 정권과 큰 차이는 없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보건복지부 내 치매정책과가 폐지되고 치매안심센터 예산이 삭감되는 등 치매 정책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다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최호진 정책이사(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는 치매안심병원을 예로 들며 치매 정책에 대한 관심도가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치매안심병원은 치매 환자 전용 병동과 전담 인력 등을 배치한 병원급 의료기관이다. 지난 2019년부터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최 이사는 “치매라는 아젠다는 한 정권에서 취하거나 버리거나를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저 관심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며 “전 정권에선 크게 주목 받았지만 이번 정권 초기에는 관심도가 떨어져 힘들었던 부분도 있다. 그러나 다시 관심도가 올라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치매안심병원의 경우 정책 초기에는 비수도권 공공요양병원에만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컸는데 올해는 서울에도 치매안심병원 지정을 받은 병원이 생겼다”며 “정부도 수가를 올리거나 인력 기준을 완화하는 등 어떻게든 접점을 맞춰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환자 발굴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발굴된 환자에 대한 치료와 돌봄 등에 더 집중할 때라고 했다.

양 이사장은 “치매 관리 정책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치매 환자는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이젠 앞으로 정책의 초점을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이제까지는 치매 환자 발굴에 치중했다면 이제 발굴된 환자를 지원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부터 임기를 시작한 김병채 신임 회장(전남대병원 신경과)는 “예전에는 치매 환자를 요양 시설에서 수용했지만 이젠 퇴원환 후 환자를 집에서 돌보면서 주간보호센터 등에 도움을 얻는 가족들도 늘고 있다. 말기 치매 환자가 요양병원에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게 치매학회의 목표였는데 그 방향대로 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최 신임 이사장도 "치매 환자 보호자 교육료 신설이 필요하다. 환자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보호자가 환자의 이상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보호자 교육을 통해 환자 고통을 경감하고 돌봄의 질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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