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회장 중 가장 업적 많은 인물로 평가받아…12월부터 분위기 변화 감지

지난 7여년간 한국제약협회를 이끌어 온 이경호 회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사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돌연 사퇴 배경을 놓고 이사장단과의 불화설 등 여러가지 소문이 돌고 있지만 이 회장 지인들에 따르면 이사장단의 변화를 감지하고 재빨리 사퇴라는 카드를 내밀며 실리와 명분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첨예한 갈등을 빚기 전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며,‘박수칠 때 떠나는’ 적절한 시기를 택했다는 평까지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협회의 굵직한 현안들이 어느 정도 해결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이사장단으로부터 회장직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 회장은 제약업계가 오랫동안 염원해 온 PIC/S 및 ICH 가입 등의 문제를 꾸준히 언급하며 실질적인 결과를 이끌어냈으며, 각종 약가제도 변화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리베이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업계 차원에서 윤리경영 선포식을 개최하며 리베이트 문제에서 탈피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등 능력을 인정받았다.

사퇴와 연임을 놓고 저울질하는 게 반복되긴 했으나 이 회장은 제약업계가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적합한 인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업계의 숙원이던 PIC/S 및 ICH 가입 등이 성사됐고, 해외 진출에 집중하고자 하는 회원사들의 요구가 알게 모르게 전달됐을 것이라는 후문이다.차기 제약협회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이 식약처 출신들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도 이같은 예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역대 회장 중 가장 업적 많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이 회장으로서도 오랜 기간 제약협회장을 지내면서 업계 대표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이같은 분위기 변화를 충분히 감지했을 수 있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이 회장이 굳이 부담을 안고 남은 임기를 채울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제 14회 행정고시로 1991년 보건복지부(당시 보건사회부)에 입성해 공보관, 약정국, 식품정책국 국장 등을 지냈다.

1998년 대통령비서실 근무 이후 2001년 복지부로 복귀해 8대 복지부 차관을 지냈으며, 이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인제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2010년 제약협회 회장으로 임명된 후 업계에 산적한 굵직한 문제를 해결해 왔으며 2016년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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