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공대-병원 연계 강점 살려 전주기 융합과정 운영
정명진 사업단장 “의료AI 인재 키워 의료 미래 연다”

“인공지능(AI) 인재들이 사회 각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대부분 AI 인재양성이 공과대학과 컴퓨터과학대학 중심으로 이뤄져 의료에 특화된 AI 인재는 충분치 않은 게 현실이다.”

성균관대 의과대학 데이터융합미래의학교실 정명진 주임교수(영상의학과)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의료 AI 융합인재 양성에 소매를 걷은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최근 의료계에도 이른바 ‘AI’ 바람이 불면서 ‘의료 AI’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보건의료와 AI를 동시에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 찾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이에 성균관의대는 AI 인재들이 의료영역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씨앗 심기에 나섰다.

성균관의대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부처 협업형 인재양성 일환으로 추진한 ‘의료 인공지능 융합인재 양성사업’에서 최종 사업 기관으로 선정돼 지난 9월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정 교수는 의료인공지능 융합인재 양성사업단장이다.

의료 인공지능 융합인재 양성사업단에 선정된 성균관의대가 본격적인 의료 AI 융합인재 양성에 나섰다. 정명진 사업단장은 "의료 AI 인재 양성을 통해 미래 의료를 열겠다"고 말했다. 왼쪽이 정명진 사업단장, 오른쪽이 성균관대 이지형 의료인공지능학과장이다(ⓒ청년의사). 
의료 인공지능 융합인재 양성사업단에 선정된 성균관의대가 본격적인 의료 AI 융합인재 양성에 나섰다. 정명진 사업단장은 "의료 AI 인재 양성을 통해 미래 의료를 열겠다"고 말했다. 왼쪽이 정명진 사업단장, 오른쪽이 성균관대 이지형 의료인공지능학과장이다(ⓒ청년의사).

현재 의료AI 융합인재 양성 사업에는 성균관의대를 포함해 부산의대, 서울의대, 아주의대, 한림의대 등 전국 5개 사업단이 참여하고 있다. 각 사업단에서 매년 20명씩 총 100명에 이르는 인재 양성이 목표다.

성균관의대는 3년간 2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학사에서 대학원 과정에 이르기까지 의료AI 분야에서 의대와 공대, 병원을 잇는 전주기 융합과정을 운영한다.

특히 ‘마이크로디그리’로 운영되는 학사과정은 바이오헬스와 의학분야 전공, 공학, 자연과학분야 전공 학생들이 의료 AI 영역 기본 지식을 습득해 관련 분야 연구·개발에 대한 기본 역량을 높일 수 있게 했다.

마이크로디그리는 특정학문 분야에서 제시하는 과목군에서 최소 단위(micro) 학점을 이수하면 이수내역을 인증하는 학점단위 인증제다. 필수과목은 의료AI정보학, 기초의과학개론, AI의료윤리 등이 있다. 기초의과학개론과 AI의료윤리는 오는 2023년 개설된다.

대학원 과정은 ▲의학 및 바이오헬스 전공 ▲AI 관련 공학 및 자연과학 전공 등 분리된 트랙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임상의학계열인 의학 및 바이오헬스 전공은 AI 기반 미래의료 전문가 트랙으로, 의생명과학계열은 미래의료 AI 전문가 트랙으로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무엇보다 삼성서울병원과 협력 산업체들의 탄탄한 연결고리도 장점이다. 삼성메디슨, GE, 헬스케어코리아, 루닛 등 국내외 유수 기업에 인턴십 기회가 제공되며, 일정성적 이상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지급된다.

정 교수는 성균관의대 사업단이 갖는 강점으로 ‘의료 AI 교육에 최적화된 환경’을 꼽았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가 뽑은 2년 연속 ‘세계 최고 스마트병원’으로 선정된 삼성서울병원과 인공지능대학원을 중심으로 전문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성균관의대의 설명이다.

성균관대 이지형 의료인공지능학과장은 “AI는 데이터를 기본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AI가 성공적으로 적용돼 부가가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쟁이’들만 있어서는 안 된다. AI 기법 전문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데이터를 해석하고 이해하기 위해 특정 맥락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는데 인공지능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에게 의료데이터를 줘도 원하는 것을 만들기 어렵다"며 "때문에 이런 과정을 통해 AI 기법 이해가 있는 융합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성균관의대는 의료AI에 특화된 인재들을 제약회사나 의료기기 회사, 의료 전문 AI 기업 등으로 투입될 수 있게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교수도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시장이 작기 때문에 인공지능대학 졸업생들 중 의료 쪽으로 가는 학생들은 없다. 의료 AI 기업들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전문트랙으로 양성한 학생들을 제약회사나 의료기기 회사, 의료전문 AI 기업 등에 공급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1개 사업단에서 매년 배출되는 20명 중 의료AI 기업에 소수가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지금 씨앗을 많이 뿌리면 그 중 성장하는 씨앗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의료 AI 인재 키워 의료의 미래 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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