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26일 오후 2시 전체회의 열고 법안 심의
공개 안건에 ‘간호법’ 빠졌지만 추가 상정될 수도
의협, 기습 상정 경계…"간호인력난 심화될 것"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6일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을 심의하지만 '간호법'은 일단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의료계는 '기습 상정'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6일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을 심의하지만 '간호법'은 일단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의료계는 '기습 상정'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간호법’ 기습 상정이 우려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의료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법사위는 ‘차별금지법(평등에 관한 법률)’ 제정 공청회만 개최한 채 끝났지만 26일 오후 2시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어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법사위가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간호법을 상정해 의결하면 본회의 통과는 시간문제다. 일단 법사위가 사전에 공개한 안건에는 다른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 112건이 올랐지만 간호법은 포함돼 있지 않다. 국회는 오는 27일 본회의를 열고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들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는 법사위 전체회의 안건에 간호법이 일단 빠졌지만 '기습 상정'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경계했다. 간호법 제정에 적극적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법사위 위원장(박광온 의원)을 맡고 있으며 전체 위원 18명 중 10명이 민주당 의원이다.

의협 박수현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공개된 안건에서 간호법이 빠졌다고 안심할 수 없다. 언제든 안건을 기습 상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간호법 제정이 의료체계에 불러올 파장을 알리기 위해 대국민 홍보를 더 공격적으로 하기로 했다.

박 대변인은 “간호법이 제정되면 병원들은 더 극심한 간호사 인력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경력이 있는 간호사들이 지역사회로 빠져나갈 것이고 의료기관들은 지금보다 더 간호사를 구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대변인은 “독소조항이 제외됐다고 하지만 문제 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앞으로 국민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간호법의 문제점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의협과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법의 문제점을 알리고 제정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협 ‘간호단독법 저지 비상대책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지난 25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갖고 간호법 폐기를 요구했다. 의협 등 10개 보건의료단체가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 24일부터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 반대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의료계가 우려했던 독소조항이 대부분 삭제됐다고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이 아직 남아있다”며 “간호법 제정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전날(24일)에는 의협 비대위 김경화 간사가 1인 시위에 나섰다. 김 간사는 “보건의료인들은 국민과 보건의료를 지키기 위해 의료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의료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의료법이라는 하나의 법체계 아래에서 원팀으로 국민건강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24일 오후 7시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열린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의사-간호조무사 공동궐기대회’에서는 간호법 제정 추진에 항의하는 의미로 흰 가운을 자르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지난 24일 오후 7시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열린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의사-간호조무사 공동궐기대회’에서는 간호법 제정 추진에 항의하는 의미로 흰 가운을 자르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지역별로도 의사와 간호조무사들이 모여 궐기대회를 갖고 있다.

경상남도의사회와 울산·경남간호조무사회는 지난 24일 오후 7시 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의사-간호조무사 공동궐기대회’를 열고 간호법 폐기를 요구했다. 이날 민주당 경남도당 앞에는 경남 지역 의사와 간호조무사 200여명이 모였으며 흰 가운을 자르는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경남의사회 최성근 회장은 “국민과 더불어 함께 할 마음은 없고 간호사와만 함께하려는 민주당을 규탄한다”며 “보건복지위원장인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2년 5개월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보건의료 모든 직역이 헌신했지만 이들의 염원을 짓밟고 간호악법을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울산·경남간호조무사회 정삼순 회장은 “85만 간호조무사를 죽이고 일자리를 빼앗는 간호단독법을 규탄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 간호단독법은 간호법이 아니고 간호사만을 위한 간호사법이며, 간호조무사는 수혜자가 아니라 피해당사자”라며 “‘고졸’만 간호조무사를 하라고 학력을 제한한 것은 간호조무사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 위헌이다. 간호사만을 위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간호법 저지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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