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경화 부회장 “밴드 생성 과정에 공급자 의견 반영되는지 의문”
김수진 보험이사 “코로나 손실보상, 치과 영역에도 영향 미칠지 관심”

대한치과의사협회가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협상에서 비급여 규제 강화로 치과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며 적정수가 보장을 요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2일 당산 영등포남부지사(스마트워크센터)에서 치협과 1차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치협 수가협상단장인 마경화 보험부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치과 유형은 수가협상 10년 동안 4번 체결됐고 6번 결렬됐다. 오랫동안 노력했으면 좋은 결과를 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며 “적정수가 보장이 전혀 되지 않는 상태에서 비급여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치과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마경화 보험부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마경화 보험부회장.

마 부회장은 “치과 유형은 2012년 노인틀니 건강보험 적용 등 보장성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오히려 어려운 시절이 계속되고 있다”며 “비급여가 급여로 들어갈 때 손실분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했지만 별도의 보상이 논의되지 않았다. 또한 비급여 축이 무너져 내린 것이 급여의 증가로 이어져 수가협상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특히 “수가협상에서 추가재정소요분(밴드)이 갖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 밴드가 갖고 있는 특성이 도그마(dogma)처럼 우리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러나 밴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일체 알 수 없으니 우리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단 강도태 이사장께서 ‘보건의료 인프라 유지와 적정수가 보장을 위해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아보겠다’고 말한 것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며 “양측 협상단이 마음의 상처 없이 좋은 결과를 맺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수가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코로나19 손실보상이 치과 영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수진 보험이사.

1차 협상을 끝내고 나온 치협 김수진 보험이사는 기자들과 만나 “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화두가 된 부분 중 하나는 코로나19 손실보상이었다”면서 “가입자 측에서 요양기관 손실보상에 대한 자료 요청을 했기 때문에 직접적이지는 않으나 간접적으로 수가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 이 부분을 치협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손실보상을 받은 유형이 있는가 하면 전혀 받지 못한 쪽도 있다. 치과 유형은 타 유형에 비해 손실보상을 거의 받지 못했다”며 “이 부분이 큰 쟁점이 되지 않을까 싶고, 전체 밴드가 결정되는 것이 수가협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손실보상이 수가인상과 직결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수가협상 목표는 공급자들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어려운 재정 상태에 놓이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 손실보상이 수가협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이사는 “이번에도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 같다.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고 우크라이나 사태, 금리 인상 등 불확실한 미래라서 이를 반영한 밴드가 어떻게 형성될지 모르겠다”면서 “수가협상은 유형별 계약이기 때문에 유형 간 격차와 순서가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다. 이번에는 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형태로 결정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단은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겠다고 했다.

공단 수가협상단장인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웠던 일이 많았지만 일상회복으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정부 방역 조치에 적극 협조한 국민과 의료진의 노력,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이 이사는 “가입자와 공급자 간 기대가 엇갈리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올해도 수가협상이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공단은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고 양측의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