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건강관리 분야에서 비대면 선호 상대적으로 높아
제약 없는 이용에 기대감…소외계층, 질 저하는 우려
공공의료재단 "대면-비대면 유기적 연계 방식 고민해야"

서울 시민 절대 다수가 보건소에 비대면 서비스 도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도입으로 시·공간 제약 없이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보건소 저변이 확대된다는 기대가 컸지만 소외계층이 발생하고 서비스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같은 반응은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이 최근 공개한 '서울시 비대면 서비스 이용 경험자 및 제공자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일주일간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 서울 시민 75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에 참여한 서울 시민 87.5%가 보건소 비대면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1.9%였다.

보건소 비대면 서비스 필요에 대한 태도(출처: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보건소 비대면 서비스 필요에 대한 태도(출처: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시민들은 보건소 비대면 서비스가 시간 제약 없이 이용 가능하다는 점에 높은 기대를 보였다. 보건소 비대면 서비스는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나 이용할 수 있다'(69.8%), '방문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59.5%)는 이유로 선호했다. '서비스 접근성이 좋아져 이용 편의가 생긴다'(57.0%), '대인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어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51.4%)는 의견도 많았다.

다만 보건소에서 이용하는 필요서비스별 비대면 서비스 제공 선호도는 차이가 컸다. '행정 및 기타서비스'는 77%가 비대면 방식을 가장 선호한 반면 진료서비스와 예방서비스는 비대면 선호율이 20.9%, 26.9%에 머물렀다.

세부적으로 내과·치과·한방 등 진료서비스 비대면 선호도는 15.9%, 건강검진 26.3%, 재활 10.3%였다.

건강관리프로그램 사업은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대면서비스 선호도가 47.3%였지만 비대면 선호 수준도 37.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응답자들은 건강증진사업(45.7%), 모자보건(50.0%), 마음건강관리(48.5%)는 대면보다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길 원했다.

비대면 제공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본 분야는 '행정지원'이 68.1%로 가장 높았다. '교육 및 정보 제공'(66.4%), '건강상담'(56.8%), '건강관리프로그램'(53.1%) 순이었다. 비대면 서비스가 효과적이라는 응답이 모든 분야에서 50%를 넘었다.

보건소 필요 서비스별 제공 방식 선호도(출처: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보건소 필요 서비스별 제공 방식 선호도(출처: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보건소 이용층은 '건강관리프로그램'이나 '행정 및 기타 서비스' 분야 비대면 도입을 희망했지만 기존에 보건소 이용 경험이 없는 경우 '예방서비스'나 '진료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상대적으로 컸다.

'온라인 보건소'에 대한 태도를 묻는 조사에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쉽고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므로 보건소 이용자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온라인을 통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 보건소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노년층이나 저소득층, 장애인 등 온라인 이용에 익숙하지 않거나 불편을 겪는 계층이 서비스 이용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효과성이나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기존 대면 서비스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응답자들은 비대면 서비스가 형식적이거나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되면 전반적인 서비스 질이 저하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서울 시민은 보건소 비대면 서비스를 독립적으로 제공하기보다는 대면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보건소 사업 전 과정을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보다는 서비스 목적과 내용에 따라 단계별로 적합한 제공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면서 "서비스 효율화를 도모하고 필요하면 오프라인과 연계해 고품질 서비스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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