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Breast03 연구 데이터 기반 전이성 유방암 2차 적응증
2차 표준요법제 '캐싸일라'에서 '엔허투'로의 ADC 세대교체 예고

최근 직접비교(Head-to-Head) 임상시험에서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제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에 완승을 거둔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가 전 세계 곳곳에서 빠른 속도로 적응증 확대를 예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엔허투'의 DESTINY-Breast03 연구 데이터를 근거로 신속심사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허가 적응증은 '이전에 항 HER2 기반 치료요법을 받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에 대한 단독요법'이다.

DESTINY-Breast03 연구는 이전에 '트라스트주맙'과 '탁산' 치료 경험이 있는 절제 불가 및 전이성 HER2+ 유방암 환자 치료에 엔허투와 캐싸일라를 직접 비교((head-to-head)한 3상 임상시험이다.

1차 평가변수는 독립적 심사기관인 BICR(blinded independent central review)가 평가한 무진행생존기간(PFS)이었으며, 2차 평가변수는 전체생존기간(OS) 및 BICR가 평가한 객관적반응률(ORR)과 반응지속기간(DoR), 연구자가 평가한 PFS 그리고 안전성으로 설정됐다.

작년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1)에서 공개된 첫 번째 중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캐싸일라와 비교한 엔허투의 PFS 위험비(HR)는 0.28로, 엔허투가 캐싸일라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2% 더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DESTINY-Breast03 연구 기간 동안 엔허투로 치료한 거의 모든 환자(94.1%)가 1년간 생존한 반면, 캐싸일라로 치료한 환자의 1년 생존율은 85.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확인된 객관적반응률(ORR) 역시 엔허투가 캐싸일라보다 2배 가까운 개선을 나타냈다. 양 군의 ORR은 엔허투 투여군에서 79.7%, 캐싸일라 투여군에서 34.2%였으며, 그 중 완전반응(CR)을 보인 환자의 비율은 각각 16.1% 대 8.7%였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양 군에서 모두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모든 등급 및 3등급 이상의 약물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양 군에서 비슷했으며, 양 군 모두 4~5등급의 간질성 폐질환/폐렴(ILD/pneumonitis) 발생은 보고되지 않았다.

미 FDA는 이를 근거로 해 엔허투의 적응증 확대를 실시간항암제심사(Real-Time Oncology Review, RTOR) 및 Orbis 프로젝트를 통해 검토 중이다.

두 가지 모두 가능한 한 빨리 환자에게 효과적인 암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으로, RTOR를 통해 FDA는 완전한 허가신청서 제출 전 신청서의 구성 요소를 사전 검토할 수 있으며, Orbis 프로젝트는 참여하는 국제 파트너에 항암제의 허가신청서 제출과 검토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동시에 제공한다.

이에 따라 이번 미국에서의 엔허투 적응증 확대는 다가오는 2분기 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엔허투의 2차 치료 적응증 확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작년 12월 28일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엔허투의 허가변경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유럽의약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MHP)가 이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도 엔허투의 도입 작업이 한창이다. 작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방암 치료에 엔허투를 신속심사 대상 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신청사는 다이이찌산쿄로, 이에 따라 한국 내 엔허투 판매는 다이이찌산쿄가 주도권을 가지고 진행할 전망이다.

다만, 한국에서 엔허투가 신속심사 대상의약품으로 지정 받을 당시에는 2차 치료에 대한 DESTINY-Breast03 연구 데이터가 발표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국내에서 허가 받을 적응증은 2상 임상인 DESTINY-Breast01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3차 이상 치료요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에 표준요법인 캐싸일라와 비교해 엔허투가 괄목할 만한 치료 개선을 불러온 만큼, 곧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유방암 치료 임상에 '캐싸일라'에서 '엔허투'로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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