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최고의 리더 세종은 왜 운동만 멀리했을까? 천상의 건축가 가우디는 왜 하필 해골 집을 짓는 데 집착했을까?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는 어쩌다 도박꾼이 되었을까?

그 해답은 천재들이 앓았던 질병 속에 있다. 이들을 괴롭혔던 질병의 정체는 무엇이고 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탐정이 된 의사가 역사 속 천재들을 진찰한 책 ‘세종의 뼈, 가우디의 허리’가 출간됐다.

저자인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지환 교수는 스스로 탐정이 돼 역사적 인물의 질병을 추적하는 과정을 추리소설처럼 펼쳤다. 그의 환자는 세종대왕, 건축가 가우디, 도스토옙스키, 모차르트, 니체, 마리 퀴리, 화가인 모네와 토르레크와 프리다 칼로, 그리고 가수 밥 말리 등으로 우리에게 유명한 10명의 역사 인물이다.

이들의 발병 원인, 증세, 투병 과정 중에는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그래서 여기에 얽힌 뒷이야기와 낭설도 많고 잘못된 정보와 오해도 존재한다.

이 교수는 정확한 근거와 논리를 제시하기 위해 당시 시대상과 의학 수준, 발병 과정, 외관상 병증을 파악할 수 있는 각종 문헌과 기록, 사진 자료와 초상화, 국내외 의학 논문을 참고했다.

그중에는 이 교수가 SCIE급 이상 국제 학술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강직성 척추염 사례로 세종을 소개했던 논문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교수는 “의사가 질병을 진단해내는 과정은 명탐정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범인을 밝혀내는 것과 비슷하다”며 “역사적 인물들의 질병에 얽힌 미스터리를 통해 독자들이 위인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나아가 그들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